“빌 게이츠 엄청난 기부 또한 신자유주의 또 다른 형태”

슈퍼엘리트 신화 비판하다
니콜 애쇼프 지음/황성원 옮김/펜타그램/1만5000원
자본의 새로운 선지자들/니콜 애쇼프 지음/황성원 옮김/펜타그램/1만5000원


‘신자유주의와 투쟁하는 젊은 세대의 산물.’

급진주의 색깔의 ‘자코뱅’은 뉴욕의 계간 잡지다. 2010년 9월 온라인 잡지로 출범했으며, 연말부터 종이 잡지의 발행도 시작했다. 자코뱅은 미국 급진주의 진영의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서고, 여러 분야에 사회주의적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잡지 구독자는 1만5000명이고, 웹사이트 독자는 월간 70만명을 헤아린다. 놈 촘스키는 “자코뱅 잡지는 매 호마다 예리하고 활발한 토론, 정말 중요한 문제에 대한 분석을 보여 준다. 사려 깊은 진보적 관점은 산뜻하고 신선하다. 상식과 희망을 제시하는 데 정말로 인상적이다”고 평했다.

자코뱅 잡지의 성공은 미국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 속에 등장한 젊은 세대 운동의 결과이다. 자코뱅은 급진주의 저널임에도 중도 리버럴 성향의 독자도 적지 않다. 사안에 따라 폭넓은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자코뱅 잡지는 빌 게이츠를 비판한다. 한때 무자비하고 탐욕스러운 독점기업가로 손꼽혔던 빌 게이츠는 어떻게 세계적인 자선사업가가 됐을까. 본인 말로는 원래 은퇴하면 재산을 기부할 계획이었는데 기부를 재촉하던 어머니가 1994년 돌아가신 뒤 기부를 본격화했다고 한다. 게이츠의 논리대로 과연 돈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저자는 “100조원을 웃도는 빌 게이츠의 재산은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빌 게이츠 역시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형태”라고 비판한다.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기부를 해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기부를 해서 세금을 회피하고 있으며, 이미 이들의 신자유주의적 논리는 보편화되어 있다.

저자는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오프라 윈프리, 홀푸드 최고경영자 존 매키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슈퍼엘리트로 내세우며, 그들 이야기의 허실을 파헤친다. 저자인 니콜 애쇼프는 자코뱅의 편집주간이다.

정승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