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시아 평창 참가 불허…흥행 악재되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에 철퇴를 내렸다.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금지라는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

IOC는 6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시아 선수단의 2018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다만 약물 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 참가는 허용했다. 개인자격으로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경기에 출전할 수 있지만 러시아 국가명과 러시아 국기가 박힌 유니폼 대신 ‘OAR’와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국가도 금지 돼 금메달을 따면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IOC 집행위원회 IOC 홈페이지 캡처
IOC가 한 국가를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것은 1964∼1988년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후 처음이다.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도 종전후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했다. 러시아는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서 여자 피겨 싱글 세계 1위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에게 러시아 측 입장을 밝히도록 하는 등 출전 정지 처분을 막고자 전방위로 나섰지만, IOC의 엄중한 뜻을 꺾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은 IOC의 징계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했기에 IOC 결정에 대해 러시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할 가능성이 커졌다.

동계 스포츠 ‘5강’인 러시아의 올림픽 불참이 가시화함에 따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어 평창올림픽 흥행의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IOC는 러시아 출전금지 외에도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 담당 부총리를 올림픽에서 영구 추방하며 쥬코프 ROC위원장의 IOC 위원 자격도 정지하는 등 강도 높은 징계안도 내놨다. 또한 ROC에 그간 도핑 조작 조사 비용과 앞으로 ITA 설립 운용 자금을 충당하라며 1500만달러(약 163억2000만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러시아의 국가 주도의 광범위한 도핑 조작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직전에 터진 리처드 맥라렌 보고서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1∼2015년 30개 종목에서 자국 선수 1000명의 도핑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IOC는 리우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 결정권을 종목별 국제경기단체(IF)에 떠넘겨 비판을 자초했다. 결국 당시 육상과 역도만 제외하고 다른 종목 러시아 선수들은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도핑 조작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자 IOC는 이번에는 초강수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