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12-10 19:06:43
기사수정 2017-12-10 21:23:20
3박4일간 취임 후 첫 방문 / 관계 정상화·북핵 해법 등 모색 / 靑, 국내 중국통들에 정보 수집 / 강 외교, 中 관련 세부사항 보고 / 15일 충칭行… 경협 메시지 주목 / 개헌·정치개혁 등 새해 정국 구상 / 연말 한국당 새 대표와 회동 검토
문재인 대통령은 주말과 휴일에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4년 만인 국빈 방중 준비에 전념했다.
1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이뤄지는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중은 한·중 관계 정상화 및 한반도 위기 해법 도출의 중대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가 방중 정상외교 성공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도 각별하다.
청와대와 정부가 국내 중국 전문가들을 수소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력과 취향 등을 ‘열공’ 중이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미 독일과 베트남에서 두 차례 만난 바 있으나 이번 회동은 상대국을 방문해 정식으로 이뤄지는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와 중요성이 남다르다. 또 국빈 방문에서는 단독 정상회담뿐 아니라 양국 주요 관계자가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 국빈만찬, 친교행사 등도 진행돼 그만큼 준비할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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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
이를 위해 청와대는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 예상 의제를 검토하며 중국 측을 설득할 수 있는 자료와 논거를 점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주말 문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15,16일로 예정된 충칭 방문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충칭은 백범 김구 선생이 이끈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던 곳인 동시에 시 주석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현대판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내륙 출발점이다. 중국에는 경제 협력의 메시지를, 일본에는 과거사 관련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대통령 방문은 처음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문 대통령은 ‘무술년(戊戌年)’ 새해 정국 구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입안된 국정과제 3단계 이행계획은 이번 정권 5년을 ‘혁신기-도약기-안정기’로 나눈다. 2018년은 과감한 개혁과제를 이행하고 정책추진 기반을 구축하는 혁신기의 마지막 해이면서 국민지지를 통한 과제별 체감 성과를 본격 창출하는 도약기로 이어지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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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표현한 ‘文정부의 상징적 장면’ 10일 청와대 사랑채에서 열린 ‘대통령의 메시지로 보는 문재인정부 214일’ 기획전시전에서 김정기 화가가 문재인정부의 상징적 장면들을 그림으로 구현하는 라이브 드로잉쇼를 펼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혁신기 주요 과제인 적폐청산에 이어 권력기관 개혁 및 경제민주화 등이 2018년의 주요 과제다. 특히 개헌과 정치개혁, 권력기관 개혁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추진 중인 개헌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일단 정치권 합의를 앞세우며 국회에 공을 넘겨놓은 상태다. 하지만 국회 차원의 논의기구인 개헌특위가 정파 간 이견으로 제구실을 못 하면 정부가 개헌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국회가 (개헌안을) 논의하는 데만 시간을 보내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만한 여유가 없다면 (정부가) 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도 난제다. 청와대는 해를 넘기기 전 문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만나 한·중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곧 취임할 제1야당 대표와 상견례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까지 개헌 및 현안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문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직접 법안 처리를 요청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