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청자 제보' 골프벌타 NO· 벌타 후 스코어 오기 벌타도 없어져

지난 4월 생각지도 못한 4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컵을 놓쳤던 렉시 톰프슨의 실수장면. 마크를 하고 볼을 집어 들었을 때(왼쪽)보다 다시 퍼팅을 이해 볼을 놓았을 때(오른쪽), 볼이 홀에 좀더 가깝게 됐다. 무심결에 한 이 행동을 TV화면을 통해 본 시청자가 제보, 톰프슨은 무려 4벌타(오소 플레이 2벌타, 이에 따른 스코어 오기 2벌타)를 받아 유소연과 동타를 이루는 바람에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졌다. 사진=미국 골프채널 캡처

내년부터 '제2의 렉시 톰프슨(미국)의 눈물'이 없어진다.

11일(현지시간) 국제 골프 규칙을 제정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R&A(영국 왕실골프협회)는 2018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새로운 골프 규칙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청자의 제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선수의 규정 위반을 적발, 해당 벌타를 부과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USGA와 R&A는 새해부터 시청자 제보를 받지 않기로 하는 대신 한 명 이상의 경기요원을 모니터 요원으로 배치, 경기 중계 화면을 통해 규정 위반이 발생하지 않는지 감독하도록 했다.

이때 이용하는 화면은 대회 공식 중계사가 제공한 화면으로 한정하며 갤러리 등 개인이 별도로 촬영한 영상은 인정되지 않는다.

또 골프 규정 6-6d의 예외 규정도 변경됐다.

기존에는 홀에 대한 스코어의 오기에 관해 '경기자가 어느 홀에 1타 또는 그 이상의 벌타를 포함하지 않아서 실제 타수보다 적은 스코어를 제출하였으나, 그 경기자가 스코어 카드 제출 전에 규칙 위반을 몰랐을 경우는 경기 실격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적용규칙에 정해진 벌을 받고 경기자가 규칙 6-6d를 위반한 각 홀에 2벌타를 추가한다'고 돼 있다.

이를 적용하면 벌타와 함께 스코어오기 벌타가 주어진다.

하지만 이번 규칙 개정으로 '그런 상황에서는 적용규칙에 정해진 벌을 받으나, 규칙 6-6d 위반에 대한 추가의 벌은 없다'고 바뀐다. 즉 벌타로 끝나고 스코어 오기에 따른 추가 벌타는 없어진다. 

이렇게 규정이 개정된 것은 지난 4월 미L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프슨의 일 때문이다.

당시 톰프슨은 4라운드 12번 홀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렸으나 전날 3라운드 17번 홀에서 약 50㎝ 파 퍼트를 남기고 공을 마크했다가 다시 놓는 과정에서 홀에 좀 더 가까이 놨다는 TV 시청자 제보가 들어왔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톰프슨이 3라운드 17번 홀에서 공을 홀 쪽에 가깝게 놨다고 판정하고 오소 플레이에 의한 2벌타를 부과했다.

또 이 2벌타를 적용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냈으므로 스코어카드 오기에 따른 2벌타가 추가되면서 한꺼번에 4벌타를 받아야 했다.

톰프슨은 '4벌타'에도 불구하고 연장전에 올랐으나 파에 그쳐 버디를 잡은 유소연에게 우승컵을 내준 뒤 눈물을 흘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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