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공지능의 인재관리…면접부터 업무배치까지, 우려 목소리도

일본에서 인공지능(AI)을 인재관리에 접목한 ‘HR 기술’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검토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HR 기술은 ‘Human Resouces’와 인공지능 기술이 하나로 통합된 인사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말한다.
인공지능 인사부의 등장은 먼 미래 상상 속 얘기가 아닌 현실이 됐다.
12일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도쿄에서 AI와 빅 데이터를 인사시스템에 적용하는 세미나가 열려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그동안 ‘감’에 의존한 채용문제를 지적하며, 데이터에 근거한 인재채용의 중요성과 수작업으로 진행된 인사관리의 자동화 기술 등이 전해졌다.

기업 담당자는 기술에 긍정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그들은 심화하는 일손 부족에 해외노동력을 채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기존 인사제도로는 해외 인재채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생각에 그치지 않고 HR 기술을 도입한 기업도 있다.
일본 최대 반도체 회사는 '기술도입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기업은 기술을 도입하며 국내외 직원 약 1만 2000명의 경력과 능력 등 실무에 관한 사항, 적성 및 특징 등을 세밀히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신규 프로젝트 등 신사업에 적합한 인재를 분석·선발하고 업무에 배치하고 있다.

회사 인사부장은 “기술도입으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투입하여 업무효율을 끌어낼 수 있었다”며 “또 부하가 걸리는 업무에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반도체 회사는 국내외 직원 약 1만 2000명의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AI는 이를 통해 인재를 선발하고 업무에 투입한다.
특히 기술도입으로 여성 직원의 유리 벽이 사라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에 재직 중인 여성 직원은 “AI의 면밀하고 차별 없는 분석이 회사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줬다”며 “남녀 차별 없이 능력과 개인장점이 우대받는 시대가 됐다”고 긍정을 드러냈다.

반면 AI의 과도한 의존은 데이터로 나타나지 않는 업무나 성과, 직장 내 관계 형성을 배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공지능이 여성 직원의 유리 벽을 없앴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쿠슈인대 경제학부 모리시마 모토히로 교수는 “시스템의 인사전략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고 보완일 뿐 결정은 경영자가 하는 것”이라며 “수치로 파악할 수 없는 개인의 생각이나 성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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