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정부 긴급대책' 발표 전 온라인 유출…파문 일 듯

보도자료 발표 최소 2시간 40분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돌아 정부가 13일 가상통화 투기과열과 범죄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내놓은 긴급대책이 발표 시점보다 최소 2시간 40분 전에 온라인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가상통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고, 논의 내용을 반영한 보도자료를 오후 2시 36분께 이메일로 발송했다.

하지만 이보다 한참 앞선 오전 11시 57분 가상화폐 온라인커뮤니티에 '긴급회의 결과라고 합니다(믿거나 말거나)'라는 제목으로 대책회의 보도자료 사진 2장이 올라왔고, 게시자는 "저도 퍼왔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낮 12시 25분에는 다른 작성자가 올린 '오늘 정부 긴급회의 보도자료랍니다'라는 글에는 첫 장을 포함해 보도자료를 찍은 사진 4장이 올라왔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들 자료의 내용은 뒤늦게 배포된 공식 보도자료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유출된 자료에는 신규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을 막기 위한 ▲미성년자·외국인 계좌개설 금지와 거래금지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 등 금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과세 여부 검토 ▲가상통화 범죄 엄정단속 및 환치기 실태조사 ▲공정위의 거래소 약관 직권조사 등 주요 내용이 모두 담겨있다.

정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형식·내용이 모두 동일하다. 다만 일부 문구와 문장 배열이 달라진 점을 보면 보도자료 '초안'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출된 자료는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 삽시간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자료 게시자가 "저도 퍼왔습니다"라고 말한 점에 비춰보면 이미 11시 57분 이전에 자료가 온라인에 나돌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을 놓고 "예상보다는 약하다", "예상한 수준이고 시장 건전화 방안이다"는 등의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러한 자료를 사전에 접한 투자자들은 발 빠르게 대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시장에 발생한 변화는 자료를 접하지 못한 다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을 가능성이 크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