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12-14 18:24:33
기사수정 2017-12-14 18:24:33
가상화폐 투기 광풍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의 칼을 빼들면서 비트코인 폭등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14일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1800만원 초중반대에서 횡보중이다. 그렇다고 광풍이 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축통화격인 비트코인이 잠잠해지자 이젠 그간 소외되던 여타 가상화폐(정부는 가상통화, 업계는 암호화폐로 명명)가 뛰기 시작했다.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20%이상 급등하면서 1개 가격이 80만원을 돌파했다. 리플과 지캐시 등 여타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은 30∼50% 이상 폭등세를 연출중이다. 비트코인의 나홀로 질주 속에 소외되던 가상화폐들로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공동대표는 “소외되던 종목의 가격 폭등은 대체로 투기 수요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암호화폐의 가격 급등 이유를 투기로 볼 수만은 없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예컨대 이더리움의 가격 급등엔 투기 이외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더리움의 경우 올해 기술 업그레이드 계획이 계속 나오는데도 비트코인에 가려 소외된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투기 수요가 아니라도 올라갈 것은 올라간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가격은 예측할 수 없다. 신경 안쓴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이 중장기적 전망에 관심을 가질 뿐 가격 등락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김 대표는 “이미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더리움으로 금융서비스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은 거래정보 처리속도나 확장성 등에서 비트코인의 문제점을 보완한 2세대 가상화폐다.
|
14일 가상화폐 등락과 시가총액(오후1시57분 기준) 자료:빗썸 |
미성년자·외국인 거래와 금융사 취급 금지를 골자로 한 정부 대책에 대해선 “전면금지는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평과 함께 “본질에 집중하는 대책은 아직 없어 아쉽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영배 나이스평가정보 CB연구소장은 “정부 대책은 교통사고가 많이 나니 일단 4대문안에 차량통행을 금지한 격”이라면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미래 가능성 등 본질에 집중한 대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문 소장은 “사행심, 투기 같은 것은 부작용일 뿐 암호화폐의 본질은 아니다”면서 “부작용과 본질을 혼동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