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하지 않고 쉬고 있는 청년 백수가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약하게나마 경기가 호전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자리 환경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일하기를 포기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는 17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9000명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쉬었음'은 일할 능력이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이들을 말한다. 이는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실업자는 직업을 구하려는 시도라도 하지만 '쉬었음' 인구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20대 백수 지난달 역대 최고 기록
문제는 '쉬었음' 증가를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역시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4만8500명 증가했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 8월부터 급증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7월은 2400명 감소했지만 △8월 3만1700명 △9월 3만600명 △10월 2만8900명 등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달 증가 폭인 4만8500명은 2015년 8월 5만7700명 증가한 뒤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구직활동 등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이들도 많아
지난달 20대의 '쉬었음' 증가율은 20.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심지어 은퇴세대인 60세 이상(19.4%)보다 '쉬었음' 증가 비율이 높았다.
'쉬었음' 인구는 30대에서 1.0% 감소했고, 40대는 12%, 50대는 9.3% 각각 늘었다.
취업난의 직격탄을 맞은 20대가 직업을 구하지 못해 구직활동조차도 포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측은 "구직하다가 포기하는 등 전반적인 청년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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