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특허출원은 연간 20만건 이상, 특허권 외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권을 더한다면 지난 2016년 기준 46만건에 달하는 세계 4위의 특허강국이다. 또한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규모나 인구를 감안한 특허생산성은 미국, 일본 등을 제친 세계 1위이며,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한 국제특허출원 순위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 발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관심으로 특허출원 건수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특허 출원 과정은 간단하지 않으며 권리행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특허 출원 시 개발자 및 발명자는 기본적으로 권리 행사 대상과 특허를 받을 요소기술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자 및 발명자는 기술 개발한 내용을 직무발명설명서에 쓴 후 변리사에게 넘겨주고 나머지 과정은 알아서 처리해주기를 기대하지만, 발명이 창조행위인 만큼이나 특허를 만드는 일 또한 창조행위이기 때문에 특허를 쓰는 사람마다 각각 다른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적어도 자신의 발명이 어떤 모양의 권리(특허권)로 만들어 지고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특허법인 ‘PCT다이렉트’ 박정규 대표변리사는 “개발된 기술이 혁신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특허의 가치가 결정된다기보다는 오히려 특허를 얼마나 잘 썼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엄청난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특허의 가치는 특허청구범위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고 전했다.
특허권이란 결국 언젠가는 권리를 행사할 목적으로 비용을 들여서 등록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경쟁사가 특허를 침해하여 권리행사를 하려고 할 때 청구항에 하자가 있어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청구항은 동일한 기술적 특징을 공유해야만 하기 때문에 모든 대상을 타게팅하는 것은 대체로 불가능하며, 처음부터 어느 쪽으로 타게팅 할 것인지 정확하게 확인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특허 제품이 속한 시장의 특성이나 참여기업들의 현황, 특허출원인의 사업방향과 관련하여 가상의 특허권 침해자를 생각해보고, 그에 맞추어 권리를 만들고자 의뢰 하는 것이 좋다. 간혹 특허 청구항의 생김새가 일반 사용자를 타게팅하고 있는 경우도 볼 수 있으나, 이 경우 일반 사용자가 특허를 침해하게 될 뿐, 서비스 제공사나 유통사 등은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특허를 받을 요소기술을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 만약 발명자가 새로 개발한 기술이 있고, 나머지 요소들은 원래 기존에 쓰이던 기술을 가져다 쓴 것이라면 제품 또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 개발한 핵심기술에 대해 출원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나머지 구성요소들은 공지기술이기 때문에 심사관으로 하여금 거절사유가 되며, 청구항에 불필요한 구성요소들이 많아져 권리가 크게 좁아질 뿐 아니라, 무엇보다 그 구성요소들을 다른 요소로 바꾸는 것만으로 간단히 특허를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박 변리사는 “엄청난 기술을 개발하고서도 막상 특허권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된 주문으로 엉뚱한 권리를 갖는 일을 피하려면 반드시 권리 행사 대상 타게팅과 특허를 받을 요소기술을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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