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12-21 09:06:01
기사수정 2017-12-21 09:06:01
드라마 110~130편 제작 예상…톱스타 출연료 치솟을 듯
2018년 드라마 제작 전쟁이 예고되면서 배우들의 몸값이 들썩이고 있다.
한류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인 중국이 여전히 가로막힌 상황이지만, 드라마 제작 편수가 급증하면서 배우들을 잡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드라마업계에서는 내년에 110~130편의 드라마가 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80~85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웬만하면 흥행이 보장된 톱스타들의 몸값은 다시 한번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 입장에서도 수많은 러브콜 중 비슷한 조건이라면 출연료가 비싼 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이미 회당 1억5천만원 요구도"
한 방송사 CP는 21일 "톱스타의 경우 벌써 회당 출연료 1억5천만원을 요구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밝혔다.
회당 출연료 1억 원도 '억' 소리가 나는데, 호가는 이미 1억을 훌쩍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 CP는 "계약이 실제로 성사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회당 1억 원은 우스운 상황"이라며 "드라마 제작 편수가 워낙 많으니 톱스타 입장에서는 일단 몸값을 높게 부르고 있고 그렇게 불러도 아쉬운 쪽은 제작사라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드라마 출연료 회당 1억 원은 이미 10년 전인 2007년 배용준이 MBC TV '태왕사신기'로 첫 고지를 밟았다. '욘사마'라 불리며 당시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인 일본에서 막강한 파워를 과시한 까닭에 제작사가 일본 수출을 노리고 배용준에게 그만큼의 몸값을 지불했다. 실제로 '태왕사신기'는 배용준 덕에 일본 수출로 쏠쏠히 돈을 벌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은 이후 한동안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배용준 급의 난다긴다하는 톱스타들은 많지만,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이름값을 발휘하느냐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후 일본에서 '근짱'으로 불리며 배용준의 뒤를 잇는 인기를 누리는 장근석이 2012년 KBS 2TV '사랑비'로 회당 1억원을 받았다. 당시 '사랑비'는 장근석 덕에 일본에 회당 30만 달러(한화 약 3억2천만 원)에 팔리며 한류 드라마 일본 수출가의 정점을 찍었다.
일본 시장이 지고 중국 시장이 부상하면서 그 이후에는 중국 팬들이 좋아하는 배우들의 몸값이 뛰었다.
대표적으로 '대장금'으로 중화권을 중심으로 세계적 사랑을 받은 이영애가 지난해 SBS TV '사임당 - 빛의 일기'로 회당 1억 원을 받았다. '사임당' 역시 이영애의 파워로 수출로만 1천500만 달러(한화 약 170억 원)를 벌었다.
배우들의 출연료가 워낙 대외비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외에도 중국에서 인기 있는 상당수의 배우들이 1억원, 혹은 그에 근접한 고가의 회당 출연료를 챙겼다.
지창욱도 지난해 tvN '더 케이2'에서 회당 1억 원을 받았다. 제작사는 지창욱의 중국 인기에 힘입어 중국에 회당 2억 원에 드라마를 수출하고자 이 같은 몸값을 지불했다. 하지만 난데없는 금한령(禁韓令)으로 '더 케이2'는 중국 수출에 실패했다.
◇ "중국 시장 닫혀도 몸값은 계속 상승"
2014~2015년 반짝 중국 특수를 누렸던 드라마업계는 2016년 중반 이후 금한령으로 큰 시장을 잃으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미니시리즈 제작비가 회당 5억~6억까지 오른 상황에서 큰 수출 시장을 잃고 나니 스타의 높아진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한번 오른 출연료는 내려가는 법이 없었다.
한 제작사 대표는 "출연료는 절대로 내려가지 않는다"며 "아무리 시장 상황이 나빠져도 소수의 스타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그들의 몸값은 최소 동결되거나 상승한다"고 전했다.
최근 14.3%라는 높은 시청률과 호평 속 막을 내린 KBS 2TV '마녀의 법정'의 경우, 시청자의 시즌2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작 관계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연 배우들의 몸값이 바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서 '회당 1억5천만원 요구'까지 등장했다. 스타 한 명의 몸값이 회당 제작비의 3분의 1, 4분의 1을 차지하면 큰 수출시장 없이는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제작사들은 무리해서라도 스타를 잡는 출혈 경쟁에 뛰어든다.
시청률 1%짜리 드라마도 등장하는 엄혹한 현실이지만, 제작사들은 너도나도 '태양의 후예'나 '도깨비' 같은 메가 히트작을 낼 수 있다는 희망에 이러한 고액 베팅을 하는 것이다.
드라마업계에서는 내년 방송될 tvN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이 최고 몸값을 경신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드라마 사이즈 자체가 큰 데다, 이병헌이 해외에서 막강 파워를 발휘하는 한류스타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한류 드라마의 발목을 잡은 금한령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톱스타만이 아니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많아지면 연기파 중견 배우, 조연 배우들도 귀하신 몸이 된다. 또 출연 기회가 넓어지면서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하게 된 배우들의 출연료도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김수현을 필두로, 이민호, 지창욱, 주원 등 A급 남자 배우들이 잇따라 군에 입대하거나 입대 예정이라 주연급 배우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도 그 아래 급 다른 배우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한 한류스타의 소속사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작품성을 따지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아무래도 출연료를 많이 주는 쪽을 택하지 않겠냐"면서 "내년에 드라마가 워낙 많이 제작되다 보니 이런저런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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