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이 안깨져요" "소방서 사다리차 안펴져"…애끓는 증언 잇따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로 40여 명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을 두고 소방당국의 허술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소방서 구조대 사다리차가 출동했으나, 사다리가 펴지지 않아 이삿심센터 사다리차가 긴급히 대체투입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21일 오후 8시 현재 사망자는 20명, 부상자는 24명이다.

화마에 손녀를 잃은 A(80)씨는 "대학에 합격한 손녀가 살 뺀다고 헬스장을 갔는데 갑자기 '화재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아요'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하더라"며 "구조대에 '유리창을 깨서라도 손녀를 구조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방치했다"고 분개했다.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큰 불이 나 목욕탕과 헬스클럽 등에 있던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건물 안에 있다 유독가스를 마신 24명은 인근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대는 건물 옥상 등으로 대피한 이들을 사다리차와 에어매트 등을 동원해 구조했다.

불이 나자 소방헬기 3대와 제천, 충주, 단양, 원주 소방서 인력 500여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불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 차량이 제때 출동하긴 했지만 고층건물 구조용 사다리가 펴지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B(67)씨는 "건물에서 불이 났을 당시 소방서 사다리차가 펴지지 않아 초기 구조와 진화에 실패했다"며 "구조대가 뒤늦게 이삿짐센터 사다리차를 불러 건물에 있던 주민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 목욕탕과 헬스클럽에 있던 사람들이 연기때문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복합건축물인 이 건물은 1층 주차장, 2·3층 목욕탕, 4∼7층 헬스클럽, 8층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불길이 잡히자 119구조대가 투입돼 건물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는 목격자들의 말을 토대로 사망자의 신원과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