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12-28 23:56:07
기사수정 2017-12-28 23:56:07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강원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정치호(43) 변호사 유족이 28일 자체 현장검증에 나섰다. 정씨의 사망 경위에 여러 의혹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검증되지 않은 실험”이라는 이유로 이날 입회하지 않았다.
유족은 이날 정씨가 숨졌던 소양강댐 인근 한 주차장으로 정씨 차량을 가져와 발견 당시와 같은 방식으로 번개탄을 피웠다.정씨가 숨졌던 곳과 같은 장소에 차를 주차하고, 같은 번개탄과 자동차 발판 매트 등을 준비해 숨진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정씨가 숨진 당시 차량의 상태는 조수석 발판 매트 위에 알루미늄 포일이 깔렸고 그 위에 소주 2병이 놓였다. 번개탄은 소주병 위에 놓여 피워졌는데 포일은 타지 않은 채 포일 아래 발판 매트만 녹은 점에 유족들은 의혹을 제기했다.
또 발판 매트에 구멍이 3개나 생긴 점, 번개탄으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갔지만 그 위에서 깨지지 않은 소주병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정씨 스스로 번개탄을 피웠다면 손에 남았을 얼룩 흔적이 없는 것과 소주병·포일·번개탄 구입처가 나오지 않은 점 역시 유족 측이 정씨 죽음을 자살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로 제시했다. 유족 측은 누군가 정씨를 살해한 뒤 정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지난 10월 30일 오후 9시쯤 춘천시 소양강댐 인근 한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의 차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전날 오전 강릉시 주문진읍 해안도로의 10여m 높이 다리에서 뛰어내렸다가 해경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