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눈보라 체이스 外

눈보라 체이스(히가시노 게이고, 소미미디어, 1만3800원)=인기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 장편소설이다. 스키장을 다녀온 후 갑자기 살인용의자가 된 주인공 와키사카 다쓰미가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사람인 미녀 보더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뜬금없이 누명을 쓴 주인공과 윗선의 알력 다툼에 어쩔 수 없이 몰래 그를 뒤쫓게 된 형사들, 그들과 얽히는 스키장 마을 사람들의 각자 사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겨울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작가가 묘사하는 스노보드의 쾌감과 거대한 스키장의 풍경도 즐길 수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요시카와 히로시, 세종서적, 1만4000원)=릿쇼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거시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다. 저자는 한국에서도 큰 우려를 산 인구절벽 문제를 언급하면서 “‘인구 감소 비관주의’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한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크게 줄면서 소비 위축, 자산가격 하락 등이 이어지고 결국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는 비관론을 일축한 것이다. 저자는 선진국 경제성장을 결정짓는 것은 인구가 아닌 ‘이노베이션’이라고 주장한다.

초유기체 인간(정연보, 김영사, 1만8000원)=초유기체는 1911년 미국 생물학자 윌리엄 휠러가 개미를 관찰하며 만들어낸 개념으로 무리를 이루는 개체들이 한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집합체를 뜻한다. 책은 우리 자신을 ‘초유기체 인간’으로 정의한다. 개미와 같은 절대적 유기체는 아니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초유기체성이 발현된다는 점에서다. 종종 화제가 되는 인간의 살신성인 행위를 비롯해 윤리, 정의, 전쟁 등을 초기유체 렌즈로 들여다본 책이다. 

특이점의 신화(장가브리엘 가나시아, 글항아리사이언스, 1만5000원)=파리6대학 정보과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1970년대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하면서 ‘정신을 가진 기계’ ‘인공지능: 지배적인 프로그램을 향하여’ ‘인간의 유산’ ‘인지과학’ 등 숱한 관련 저작을 펴냈다. ‘특이점’은 기술 진보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져 그 결과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한다는 생각 아래, 가속화의 도달점을 설명할 때 쓰이는 용어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특이점’ 예언, 즉 스스로 진화해 인류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이라는 전망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반박한다. 

해룡이(권정생, 창비, 1만7000원)=‘강아지 똥’의 작가 권정생의 단편 동화 ‘해룡이’가 그림책으로 출간됐다. 일곱 살 때 전염병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고아가 돼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하며 지내던 해룡이는 스물두 살 되던 해에 소근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그렇게 행복하던 해룡이가 어느 날 한센병에 걸린다. 얼굴이 변해 가고 살갑던 이웃들이 자기를 피하는 것을 보면서 그는 가족을 떠나기로 한다. 해룡이가 소리 없이 떠나는 모습은 절절한 슬픔을 남긴다.

코끼리의 밤(마틴 발트샤이트, 붉은삼나무주니어, 1만5000원)=독일 아동도서 대표작가 마틴 발트샤이트의 올해 가장 아름다운 독일 아동도서 수상작. 육지에 사는 동물 중 몸집이 가장 큰 코끼리가 밤만 되면 정체 모를 소리에 무서워 도망치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그림과 글로 묘사했다. 밤과 어둠이 무서워 잠을 못 자는 아이들에게 유쾌하고 즐겁게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재미에 위풍당당해 보이는 코끼리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웃음 짓게 한다. 

책의 아이(올리버 제퍼스, 비룡소, 1만5000원)=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올리버 제퍼스와 뉴욕현대미술관 영국 국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전시된 샘 윈스턴이 함께 만든 그림책이다. ‘이야기 세상’에서 온 ‘책의 아이’가 한 소년을 만나 문학 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환상적인 그림과 글로 담았다.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과 매력에 눈뜨게 하고, 어른 독자에게 어릴 적 읽던 문학 작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올해 아동 도서 분야 최고 권위의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고, 영국과 미국, 호주 등 17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