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1-01 15:01:00
기사수정 2018-01-01 14:33:29
美 거래소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 “안정성·신뢰성 높여 투자자 보호를”
지난 한 해는 가상화폐의 위상이 바뀌는 전환점이었다. 유행처럼 반짝했다 사라질 것으로 봤던 가상화폐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만들어내면서 금융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12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나스닥과 도쿄금융거래소도 선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가상화폐가 투자자산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다는 의미다. 가상화폐 가격은 지난해에만 20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기존 금융권과 중앙은행은 이러한 가상화폐의 부상에 대해 ‘허상’이며 ‘거품’이라며 여전히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많은 전문가도 가상화폐가 기존 화폐를 대체할 것이라는 데는 선뜻 동의하지 못한다. 가상화폐가 새로운 영역으로 넓혀나가며 기존 화폐와 공존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특히 지능 정보 기술이 융합되고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상화폐의 확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지불수단을 넘어 일정한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거래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계약시스템인 ‘스마트계약’ 기능이 있는 가상화폐를 비롯해 인증, 송금, 대량결제, 사물인터넷 등의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가상화폐가 이미 나와 있다.
이는 가상화폐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가상화폐의 잠재력을 보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가상화폐가 송금·결제수단으로 사용되는 만큼 자금세탁 방지, 거래 신뢰성 확보,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한 제도 정비는 필요하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다단계, 유사수신 등의 행위도 엄격하게 막아야 한다. 다만 가상화폐 관련 산업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는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부 교수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블록체인 기반 산업이 성장하려면 블록체인 거래에 사용되는 가상화폐도 필수적”이라며 “범죄행위는 근절하되, 투자와 거래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여 투자자를 보호하고 4차 산업혁명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