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새해특집] 주요 지표로 본 사회변화

경제덩치 커졌지만 노동지표 ‘뒷걸음질’ /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동력 약화 우려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노동 관련 주요 지표는 개선되지 못하거나 후퇴했다. 일·가정 양립이 갈수록 힘들어진 탓에 초혼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은 곤두박질하고 있다.

3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경제활동참가율은 1997년 65.5%에서 지난해 68.7%로 소폭 증가했지만 회원국 순위는 23위에서 27위로 떨어졌다. 20년간 OECD 평균에 비해 4∼6%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순위는 22위에서 18위로 상승했지만 여성은 23위에서 29위로 하락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20년간 OECD 평균보다 7∼10%포인트 더 낮았다.

실업률은 20년간 2.7%에서 3.8%로 증가했다. 수치만으로는 양호해 보이지만 이는 구직 포기자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31.3%로 일본(23.1%), 영국(21.8%)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동생산성의 경우 15.6달러에서 2015년 31.8달러로 2배 이상 늘었고 순위도 31위에서 28위로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OECD 평균의 6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간 근로시간은 2000년 2512시간(32위)에서 지난해 2069시간(31위)으로 회원국 중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연간 평균임금의 경우 1997년 2만5638달러에서 2016년 3만2399달러로 늘었다. 다만 여전히 OECD 평균(2016년 기준 3만9765달러)에 미치지 못해 순위는 한 단계(23→24위) 하락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2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7076억달러에서 1조8320억달러로 2.5배 이상 늘어 전체 경제규모 순위가 9위를 기록했지만, 실업률을 제외한 노동지표는 모두 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며 미래 사회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대표적이다.

일·가정 양립이 갈수록 힘들어지면서 남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1997년 28.59세에서 지난해 32.79세로, 여성은 25.7세에서 30.11세로 각각 늦춰졌다. 결혼과 출산이 연동되는 가족문화의 특성상 출산율도 급감했다. 같은 기간 1.52명에서 1.17명으로 떨어져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러한 인구 및 가족구조 변화로 인해 1인 가구는 1995년 1295만가구 중 164만가구(12.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936만가구 중 539만가구(27.9%)로 4분의 1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노인 인구 비중 7%)에 진입한 데 이어 17년 만인 지난해 8월 고령사회(〃 14%)에 진입했고, 2026년 초고령사회(〃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