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안 줄이면 지구 3분의 1 사막화”

서울대 연구팀, 피해 규모 등 예측 / “2050년 산업혁명 전보다 2도 올라 / 토지 황폐화로 온난화 가속 악순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전 세계 지표의 3분의 1 이상이 심각하게 사막화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2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허창회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 연구팀은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5차 보고서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향후 100년간 사막화가 극심해지는 시점, 지역, 피해규모 등을 분석했다.

먼저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대로 배출된다는 가정(RCP8.5 시나리오) 하에 27개 기후예측 모델을 돌린 결과 205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온실가스가 늘어 지구가 더워지면 토지는 더욱 건조해진다. 토지가 황폐해지면 그 안에 저장돼 있던 이산화탄소(온실가스)가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온난화가 사막화를 부르고 사막화가 다시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셈이다.

결국 RCP8.5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2050년쯤 중남미와 남부 유럽, 남아프리카, 호주, 중국 남부 등에서 심각한 수준의 사막화가 진행돼 지구 전체 면적의 24∼34%가 건조화로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남부 유럽은 다른 곳보다 10년 빠른 2040년부터 극심한 사막화를 겪을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가 그동안 사막과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았던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은 물론 스웨덴 같은 고위도 국가도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막화로 인해 피해를 받는 인구는 전체의 18∼26%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실현돼(RCP4.5 시나리오) 금세기 말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게 되면 2도 올랐을 때보다 사막화 지역과 피해 인구를 3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2100년까지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한다는 것은 국제 기후변화 협정인 파리협정의 목표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이 뒤따른다면 많은 지역이 사막화의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조속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술원의 ‘기후변화대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진행됐으며,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의 온라인 판에도 게재됐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