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1-07 18:59:24
기사수정 2018-01-07 23:04:29
그간의 의혹과 전망 / 칼둔, 국정 이끄는 왕세제 최측근 / 구체적 체류일정은 비공개 상태 / 임 실장·文 대통령 만나 논의할 듯 / 前정부 비리 조사설 등 의혹 난무 / 靑, 장병 격려→ 양국 파트너십 강화 / 논란 때마다 설명 달라 … 의혹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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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아랍에미리트에미리트(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지난해 말부터 정국을 달구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의 중심인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한다. 칼둔 청장은 현재 와병 중인 UAE 대통령 겸 아부다비 국왕을 대신해 국정을 이끄는 왕세제의 최측근이다. 현재 아부다비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아부다비 행정위원회 멤버이자 UAE 원자력공사 이사장이며 국부펀드 무바달라 개발회사의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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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한다. 사진은 2014년 10월 UAE원자력공사(ENEC) 이사회에 참석차 방한한 칼둔 행정청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
칼둔 청장은 한·UAE 현안 논의차 2010년 무렵부터 곧잘 방한했지만, 이번 방한은 각별히 주목을 받는다. 임 실장이 지난달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왕세제를 예방했을 때 배석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임 실장 UAE 방문 이후 쏟아진 온갖 의혹에 대해 외교 관례상 속 시원한 해명을 못했던 청와대에선 “칼둔 청장만 방한하면 모두 일소될 의혹”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전용기편으로 8일 오전 9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해 1박2일 머물 것으로 알려진 칼둔 청장의 구체적 방한 일정은 미공개 상태다. 청와대에서 임 실장을 만나거나 문 대통령을 직접 예방해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사단이 지난달 9일 중동행 비행기에 뿔뿔이 흩어져 앉을 정도로 황급히 떠난 후 10일 청와대 공식발표로 세상에 알려진 임 실장의 UAE 방문은 그동안 숱한 의혹을 양산했다. 북한 접촉설로 시작해 전 정부 비리 조사 시도설, UAE 원전계약 문제 발생설, 한·UAE 이면 군사협력 합의설, SK 등 기업 민원 해소설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최근 가장 구체적 정황이 제시된 의혹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제기한 한·UAE 군사협력 갈등설이다. 김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UAE는 이명박정부에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어서, 박근혜정부 시절 이보다 낮은 수준인 양해각서(MOU) 형태로 체결하게 됐다. 양해각서 이행 여부를 두고 양국 신뢰에 손상이 가 (임종석 실장이) 이를 수습하러 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특히 이명박정부 시절 UAE와 원전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양국 군사협력에 관한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유력하게 제기된 상태다.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청와대는 조금씩 다른 설명을 내놓으며 의혹을 키웠다. 첫 발표 때는 ‘UAE 주둔 아크부대, 레바논 주둔 동명부대 장병 격려차’라고 설명했다가 이후 의혹이 제기되자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임 실장이 이명박정부의 비위를 확인하기 위해 UAE에 갔다는 의혹까지 나오자 임 실장은 이명박정부의 임태희 전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명박정부의 비위를 캐기 위해 UAE를 방문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임 실장의 UAE 방문 전 최태원 SK 회장과의 독대 사실 등이 드러나며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칼둔 청장의 방한이 청와대 바람대로 숱한 의혹을 푸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이 될지는 미지수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