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속까지 추워요" 한파에 꽁꽁 얼어붙은 출근길

기상청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추워"
중부내륙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10일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진 경기 수원에서 시민들은 중무장한 채 출근길에 올랐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수원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전모(28)씨는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어 멋 부리려고 얇은 코트를 입었는데 뼈가 시릴 정도로 추워 너무 후회스럽다"면서 "남들처럼 두꺼운 패딩을 입을 걸 그랬다"면서 추위에 몸을 떨었다.

추위를 뚫고 출근하려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두꺼운 패딩점퍼 차림에 외투에 달린 모자를 눌러쓰고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품하거나 손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는 입에서는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30)씨는 목도리를 얼굴에 칭칭 감고 눈만 내놓은 채 "날씨가 추운데 설상가상 몸살감기까지 걸려 고생 중이다"라며 연신 기침을 해댔다.

버스정류장에서 수원역사로 걸어오는 길에는 역과 붙어 있는 백화점 직원들이 나와 빗자루로 눈을 쓸었고 그 사이로 기차를 타려는 시민들이 추위로 얼굴이 붉어진 채 역사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실내에서도 한기가 느껴져서인지 시민들은 저마다 방한마스크나 털모자, 장갑을 착용하고 있거나 일회용 손난로를 흔들었다.

평소보다 추운 날씨에 시민들 발걸음은 역사 내 카페나 분식점포로 향했다. 시민들은 따뜻한 커피나 어묵 국물로 연신 손을 녹이고 있었다.


어묵을 먹던 유모(50)씨는 "수원역까지 걸어오는 길에 얼어 죽겠다 싶었는데 어묵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몸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고 미소를 지었다.

친구와 함께 고향에 내려간다는 이모(80)씨는 "내복, 티셔츠, 조끼, 패딩까지 네 겹을 껴입었고 평소 안 쓰던 모자까지 썼다"며 "강추위로 몸은 춥지만 고향 가는 길이라 마음만큼은 따뜻하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에는 현재 북부 6개 시·군(가평·파주·양주·포천·연천·동두천)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로, 이날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영하 12도에서 영하 6도로 수준인 이날 경기지역의 최저기온은 오는 11일부터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1일 최저기온은 영하 18도에서 영하 12도, 12일은 영하 21도에서 영하 13도로 전망했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추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