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연정 협상 난민·증세 놓고 난항

사민당과 ‘난민가족 수용’ 이견 / 기후정책 등 일부 현안은 합의 / 獨 언론 “공식 협상 더 가까워져”
대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사민당)의 사전 협상이 난민 문제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난항을 겪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에 따르면 양측은 독일에 정착한 난민 가족을 수용하는 문제를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망명법상 오는 3월 중순부터 ‘차위 보호’ 난민의 가족 입국이 예정돼 있는데 기민·기사 연합은 연기를, 사민당은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위 보호 대상은 난민 지위를 획득한 후에도 가족을 추가로 데려오는 것이 2년간 금지되고 거주 허가도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조세 문제의 경우 양측은 중산층과 서민 부담 경감이란 정책 목표에는 공감했지만 고소득층 증세안을 놓고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민당은 소득세 최고 과세 구간 세율을 42%에서 45%로 올리는 대신 연간 소득 기준을 기존 5만5000유로에서 6만유로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사당은 중산층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은 능력이 검증된 기술자들의 이민을 허용하는 방안에 합의했고, 202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40% 감축하는 기존 에너지 및 기후변화 정책을 파기하기로 했다. 독일 언론은 “양측이 공식적인 연정 협상을 시작하는 데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이번 협상은 11일까지 진행되며 합의될 경우 21일 사민당 전당대회를 거쳐 이르면 22일 대연정 공식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