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1-11 17:46:02
기사수정 2018-01-11 22:46:09
전국 유치원·초중고 학급 조사/미세먼지 심화에도 무방비 노출/경남, 설치율 8.9%로 가장 낮아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교실 10곳 중 7곳은 공기정화장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올해부터 미세먼지 환경기준과 학교 실내 허용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의원(국민의당)은 최근 교육부로부터 ‘공기정화장치 설치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유치원과 초중고 27만385개 학급 중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된 곳은 8만4838개(31.4%)에 불과했다. 교실 10곳 중 7곳은 점차 악화하고 있는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장치별로는 공기청정기를 들여놓은 교실이 3만2303개로 가장 많았다. 공기순환(급·배기)장치는 2만9914개였고, 냉난방기 겸용 등 기타 장치는 2만2621개였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설치율이 6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초등학교 33.6%, 중학교 18.4%, 고등학교 18.0% 순이었다. 특수학교와 대안학교 등 기타 학교 설치율은 평균과 비슷한 31.7%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8.9%로 공기정화장치 설치율이 가장 낮았고, 제주가 10.3%로 뒤를 이었다. 경북(19.1%)과 충북(20.4%), 대전(21.9%), 서울(22.2%) 등도 평균을 밑돌았다.
신설 학교가 많은 세종(100.9%)을 비롯한 인천(33.3%), 강원(33.5%), 부산(35.3%), 전북(37.9%) 등은 미세먼지 대책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9월26일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초미세먼지(PM2.5) 환경기준을 기존 50㎍/㎥에서 미국·일본과 같은 35㎍/㎥로 강화하고, 학교 실내 미세먼지 기준도 기존 권고 수준에서 위반 시 처벌이 가능한 유지기준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최 의원은 “복수의 장치가 설치된 학급을 고려하면 실제 장치가 없는 학급 비율은 조사 결과보다 더 높을 것”이라며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있는 데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만큼 공기정화장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