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1-11 17:23:39
기사수정 2018-01-11 17:23:39
'화염과 분노' '로켓맨'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극적인 거친 말들이 북한을 대화로 이끌었다고 11일 AFP 통신이 보도했다.
리처드 릭슨 전 대통령의 '미치광이 이론'과 비교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 발언이 결국엔 북한을 대화의 자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미치광이 이론'은 상대가 자신을 미치광이로 보게 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을 말한다.
남과 북은 지난 9일 2년여 만에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했다.
남과 북이 마주앉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감행하며 국제사회를 경직시켰다. 동시에 트럼프는 '완전한 파괴', '화염과 분노' 등의 협박 발언을 쏟아내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김정은도 트럼프에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싸움을 계속해 나갔다. 국제사회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우려하며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갔다.
그러던 북한이 신년 연설을 통해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며 한국에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다만 김정은은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며 미국을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북한 내부의 엘리트들 사이에 두려움을 일으켰고, 그들로 하여금 긴장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게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북한 평양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던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동방연구소 소장은 10일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 관리들은 미국이 이미 북한에 대한 군사 작전을 통한 전투태세를 갖추려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남한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북한 관리들이)정말 당혹스러워하는 듯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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