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1-13 17:34:05
기사수정 2018-01-13 17:34:05
대표단 4명 중 3명을 '관현악단' 소속으로 통지해 눈길
최정예 예술인 선발해 별도 예술단 구성해 보낼 가능성도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 대표단 명단을 13일 우리 측에 통보함에 따라 어떤 예술단이 평창에 오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아무래도 이번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이 소속된 예술단을 중심으로 남쪽에 올 가능성이 크다. 실무접촉 자체가 남쪽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의 요구를 우리 쪽이 선별해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접촉에 나선 인사가 올 개연성이 높다.
북한은 실무접촉 대표단장에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을 지명했으며 대표로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을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대표단 명단에 포함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성악가수 출신으로 30대 후반의 현송월 단장은 작년 10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 되면서 북한에서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가 김정은 당 위원장의 옛 애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송월이 북측 실무접촉 대표단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모란봉악단이 어떤 형태로든 평창올림픽에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송월이 단장인 모란봉악단은 최고의 실력과 외모를 자랑하는 여가수와 여성 연주자들로 구성돼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린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이름까지 지어준 것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은 2012년 7월 창단 기념 시범공연 무대에 미국 영화 '록키'의 주제곡과 미국 애니메이션 삽입곡 등을 올리는 등 데뷔 초기부터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날 북한이 우리 측에 통지한 대표단 명단에 현송월이 '관현악단 단장'이라고 표기돼 있어 모란봉악단이 평창에 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송월이 모란봉악단 단장으로 알려졌지만, 통지문에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이라고 된 부분이 모란봉악단 단장을 의미한 것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측이 표기한 '관현악단'의 정체가 현재 모호한 상황이다.
북한의 공연 무대에서 전자밴드를 가진 모란봉악단과 달리, 관현악을 주로 연주하는 악단은 '은하수관현악단'이었다.
하지만 은하수관현악단은 2013년 10월 이후 북한 매체에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 장성택과 연루돼 단원 10여 명의 총살됐다는 설이 돌았고 당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런 소문이 사실이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측이 표기한 관현악단은 은하수관현악단의 후신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북측 실무접촉 대표단에 '관현악단 지휘자'로 이름을 올린 윤범주는 2013년 5월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은하수관현악단 지휘자'라고 소개됐다. 당시 그는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그러나 '관현악단'이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임을 고려할 때 북한이 협상 시작 전에 임시로 붙인 명칭일 수도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좋았던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끼던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평양예술단 소속 가수와 무용배우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파견한 적이 있다.
북한이 이번에도 평창에 파견하는 예술단을 모란봉악단, 왕재산경음악단, 국립교향악단, 청봉악단 등 악단뿐 아니라 가극단 등 여러 분야에서 최정예 예술인을 선발, 별도의 예술단을 구성함으로써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여주려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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