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법기술자는 진정한 법조인 아냐"

김명수(사진) 대법원장이 새내기 법조인들 앞에서 “단순한 ‘법 기술자’는 진정한 법조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김 대법원장은 15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47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하는 것이 법조인의 최우선 사명”이라며 “법조인의 책무를 외면한 채 단순히 법률지식과 소송절차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법률문서 작성방법을 알고 활용하는 ‘법 기술자’는 진정한 법조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의 지배와 민주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현대 사회에서 법률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정의의 수호라는 법률가의 공적 사명에 대한 단단한 신념을 바탕으로 사회에서 귀중한 활약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사회 분쟁으로 인한 상처의 치유자로서 법조인의 역할을 잊지 말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분쟁을 해결할 방법만 제시하는 것을 넘어 분쟁에 따른 피해자들의 상처입은 마음까지 다독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김 대법원장은 “자신의 이웃과 국민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 누구와도 평화롭고 슬기롭게 대화할 수 있는 열린 태도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수료한 47기 사법연수생 171명 중 남자 21명은 군법무관 복무를 위해 입대한다. 76명은 검사로 임명되거나 법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변호사 등으로 취업했다. 나머지 74명은 아직 진로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료식에는 김 대법원장 외에도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석해 새로 출발하는 젊은 법조인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연수원을 각각 1, 2, 3등으로 수료한 박재남(28), 김준하(29), 동한나(32)씨는 순서대로 대법원장상, 법무부 장관상,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장상을 수상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