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량 빠지고 복통 호소 원생에게 '변비약'만 준 소년원, 검진결과 시한부 '대장암'

100kg의 거구에서 40kg이나 빠진 이모 군의 모습. 이 군 측은 이유없는 체중감소와 복통을 호소했지만 소년원측이 단순변비라며 변비약만 줬다며 퇴소후 대학병원에서 대장암 3기로 이미 때를 놓쳤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10대 소년원생이 체중이 40㎏ 가까이 줄어들고 복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했지만 소년원측은 '단순 변비이다'며 변비약만 제공, 대장암 초기 진단을 놓친 일이 일어났다.

이모(18)군의 아버지는 지난달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 아이는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춘천소년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시한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버지 이씨는 아들은 지난해 5월 금품을 갈취한 행동으로 인해 서울소년원에 들어간 뒤 직업훈련을 하기 위해 6월 춘천소년원(신촌정보통신학교)으로 이송됐다 .

이후 7월 초부터 복부에 심한 통증을 느꼈지만 소년원 내 의무과는 단순 변비라며 처방해준 약을 먹어도 통증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몸무게도 줄어들었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변을 한 달에 한두 번밖에 못 볼 정도였다.

참기 힘들었던 이 군은 9월 초 부모께 이 사실을 알려 9월 27일이 춘천의 한 내과에서 혈액검사와 엑스레이(X-ray) 검사를 했으나 변비 진단을 받았다.

이군은 40㎏가량이나 줄어든 채 10월 말 소년원을 나왔으며 대학병원에서 '대장암 3기 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전이된 부위가 너무 커 수술해도 1년도 살기 힘들고 수술 경과가 좋아 앞으로 항암 주사와 약물치료를 병행해도 2년 정도밖에 더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아버지 이씨는 "잘못을 뉘우치고 사회에서 바르게 살고자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춘천소년원으로 간 것뿐이었는데 시한부가 돼서 돌아올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썼다.

이어 "암은 초기 발견이 중요하고 젊을수록 암세포가 빨리 전이될 수 있기에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아들이) 매일같이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외면한 소년원 등 관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방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춘천소년원 측은 "내부 진료와 외부 진료 결과 같은 소견을 받았기 때문에 달리 조치할 게 없었다"며 "분기마다 건강검진을 하는데 체중이 18.5㎏ 줄어든 사실은 있지만 원래 체중이 100㎏가량이었던 탓에 급격히 줄었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외부 진료 이후 이 부분에 대한 이의제기나 항의할 시간이 있었으나 꾸준히 요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춘천소년원을 상대로 감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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