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1-16 19:56:07
기사수정 2018-01-16 20:04:24
노사모, 정당 개입 없는 정치인 팬클럽 ‘원조’ / 당내 기반 미미했던 노무현 적극 홍보 / 대통령 후보 확정시킨 이변 만들어내 / 노년층 박정희 향수로 세 키운 ‘박사모’ / MB ‘명박사랑’ 안철수 ‘안사모’ 등 활동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정치인 팬클럽의 연원은 2000년에 출범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에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산악회’와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가 있긴 했지만 정당조직의 개입이 없는 순수 대중 기반 팬클럽은 노사모가 처음이라는 평가다. 노사모는 당시 당내에서 지지 기반이 약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유력 대통령 후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노사모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소액 후원금을 내는 희망돼지 저금통, 노란 목도리와 노란 풍선 등으로 ‘노무현’이란 정치인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덕분에 노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이변이 연출되면서 여의도 정치가 대중정치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2004년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등장하며 세를 과시했다. 박사모는 노년층의 박정희 향수를 등에 업고 그 세를 키웠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인 시절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드러내놓고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지지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박사모는 박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에 따른 탄핵정국 당시 과격 집회를 벌이며 국민에게 외면당했다. 탄핵 반대집회를 하다가 참가자 2명이 사망하면서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노사모와 박사모 외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박사랑’,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반딧불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안사모’,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창사랑’,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팬클럽인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처럼 대선에 출마하거나 대선후보군에 오른 정치인들의 팬클럽이 두드러지게 활동했다. 고건 전 총리의 ‘우민회’,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금 서포터스’도 한때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하기도 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