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1-21 16:19:52
기사수정 2018-01-21 16:34:24
"남북평화·세계평화 첫걸음" vs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남한을 방문한 21일 서울역·강릉역 등 현장의 시민과 누리꾼은 엇갈린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는 이들을 '평화의 상징'으로 보고 환영했으나, 일부는 북한 고위층의 방남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당황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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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이 21일 오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서 강릉으로 향하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점검단 일행이 순찰차와 사이드카 호위를 받으며 이날 오전 10시 23분 서울역 광장에 도착하자 현장의 시민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북한 점검단이 온다는 말을 듣자 다들 언론 보도를 통해 미리 이들이 온다는 사실을 접한 듯 "맞다, 오늘 온다고 했지"라며 신기해했다.
대합실에서 각자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도 설치된 TV를 통해 점검단이 이동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트위터 아이디 @babe****는 "현송월이 한국엘 다 오고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뉴스로만 접했던 현송월의 방남을 촌평했다.
서울역에서 점검단과 같은 열차를 탄 강릉시민 최모(57)씨는 "열차에 타고서야 점검단이 우리 열차에 탔다는 것을 들었다. 당황스럽고 웃기면서도 설렌다"며 "평창올림픽을 함께 잘해서 남북한이 화해하고 통일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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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강릉역에 도착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시민들의 환영이 이어지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김모(58)씨도 "북한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할 민족으로서 북한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아이디 '원*'은 "(점검단의) 남한 방문을 환영한다. 남북평화뿐 아니라 세계평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거나 당황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gian****'은 "과거 아시안게임 때도 북한 점검단이 여러 차례 왔지만 언론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보도한 적이 없다"며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점검단과 같은 열차에 탄 이모씨는 "북한 사람들이랑 같이 열차 탄 것 자체가 좀 무섭다"며 "서울역에 가면서 점검단이 강릉 간다는 뉴스는 봤는데 내가 탄 열차에 탈지는 몰랐다"고 당혹스러워했다.
트위터 아이디 @peti******는 "현송월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로 보도하는 것은 진짜 역겹다"며 "일개 북한 관료의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전파 낭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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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서울역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
일부 시민은 점검단의 방한이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한 노인은 서울역 광장에서 현 단장을 비롯한 점검단 일행이 지나간 직후에도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걷지 않자 "빨리 길을 건너가야 하는데 무슨 일인데 길을 막느냐"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청량리역에서 점검단과 같은 열차에 탑승한 김모(60)씨는 현 단장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열차표를 급하게 구해 타려는데 어디 플랫폼인지 전광판에 나오지 않아서 놓칠 뻔했다"고 불평을 늘어놨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와 누리꾼은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유니폼에 'COR'를 새기고 뛰면 우리 선수들이 북한 선수로 둔갑해 북한 내 선전용으로 쓰일 것", "한반도기와 아리랑을 쓰는 단일팀 때문에 평창올림픽에서 태극기·애국가가 지워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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