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신인가수 뮤비 청소년 관람 불가 시끌

22일 가수 홀랜드가 디지털 싱글 ‘네버랜드’를 발매하고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홀랜드는 앞서 빌보드 뉴스를 통해 ‘커밍아웃’을 하고 데뷔한 신인 가수로 소개됐다. 커밍아웃이란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이 매체에 따르면 그는 한국 최초로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고 활동하는 아이돌 가수다.


그의 데뷔곡 ‘네버랜드’는 지금까지 자신이 성 소수자로서 느꼈던 무수한 차별을 피해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곡이다.. 

뮤직비디오에는 홀랜드 본인이 직접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남성 연인과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내용이다.


 
그런데 22일 각종 음악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그의 뮤직비디오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것이 알려지며 SNS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뮤직비디오에는 두 남자 주인공의 키스신이 등장하지만 청소년에게 해를 끼칠 정도의 선정성은 없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주장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뮤직비디오를 출시하기 전 제작•배급업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등급을 받아 표시해야 한다. 

뮤직비디오의 등급은 전체관람가•12세 이상 관람가•15세 이상 관람가•청소년 관람 불가•제한상영가 등 5단계로 분류된다. 다만 방송사 심의로 영등위 등급 심의를 대체할 수 있다. 

홀랜드 역시 방송사 ‘ETN’을 통해 심의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이성 출연자들의 키스신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들을 거론하며 홀랜드의 뮤직비디오 심의 결과가 부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홀랜드의 ‘네버랜드’와 같은 날 공개된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뮤직비디오에도 수지와 정하준의 키스신이 등장하지만 사전 심의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한편, 앞으로는 뮤직비디오 출시 과정에서 이렇게 ‘사전 심의’를 받는 절차가 생략될 전망이다. 

2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혁신 토론회'를 통해 공개한 '신산업•신기술 분야 규제혁신 추진방안'에는 음악영상물(뮤직비디오) 관련 규제 개선 방안이 포함됐다. 

뮤직비디오를 사전 등급분류 심의 없이 제작•배급업체의 자체 심의만으로 출시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뮤직비디오를 사전등급 분류 심의 없이 제작•배급업체의 자율 심의만으로 우선 출시할 수 있도록 올해 6월까지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사후 심의’ 제도가 시행된다면 ‘동성 키스’ 장면이 포함된 뮤직비디오를 청소년들도 볼 수 있게 될까? 

답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작•배급업체가 자체 심의를 통해 뮤직비디오의 등급을 판정해 출시해도 이 등급이 영등위의 자체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영등위는 해당 뮤직비디오의 재등급 분류를 강제할 수 있다. 

앞서 영등위는 ‘친구 사이?’,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등의 동성애 소재 영화를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분류해 많은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이아란 기자 aranciata@segye.com
사진 = 빌보드 뉴스, 홀랜드, jyp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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