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상화폐 해킹범, 동유럽 등 해외 서버 경유”

거래소 관계자 가장해 부정 접속 / 금융청, 코인체크에 업무개선명령… 거래소 등록요건 강화 방침 밝혀 / 업계도 자체 규제단체 만들기로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가상화폐 해킹 사건에서 범인이 해외 서버를 경유해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의 관계자는 이 회사가 지난 26일 해킹으로 580억엔(약 5682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한 사건과 관련해 범인이 동유럽 등 복수의 외국 서버를 경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범인이 코인체크의 관계자를 가장해 부정 접속을 했으며 26일 새벽 여러 차례 가상화폐를 인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관련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이날 전했다. 일본 금융청은 가상화폐 거래소의 등록 여부를 결정할 때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방식인 ‘콜드 월렛’ 등 적절한 관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코인체크는 콜드 월렛 방식을 채용하지 않고 외부 네트워크와 접속한 채 가상화폐를 보관하다 해킹당했다. 금융청은 이날 코인체크에 재발 방지와 근본적인 시스템 강화를 요구하는 ‘업무개선명령’을 내렸다.

가상화폐 관련 업계도 자발적인 규제 단체를 만들기로 방침을 굳혔다. 이 단체를 통해 안전관리 체제와 고객 자산 보상 등에 대한 자발적 규칙을 정비해 업계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청이 거래소를 관할하고 있지만 가격 급등락이나 시장의 무질서 같은 상황은 다루지 않고 있다”며 가상화폐의 이점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이용자 보호를 강화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