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2-04 18:42:48
기사수정 2018-02-04 23:05:08
서지현 검사, 진상조사단 출석 / 서 검사,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진술 / 2차 피해 사례도 제시 엄정 대처 요구 / 황은영 차장검사 합류 등 조사단 확대 / 외부인사 5∼15명 조사위원회 구성 / 인권위 직권조사 방침에 ‘고육지책’ / 조희진 단장 “수사결과로 말하겠다" / 사퇴 요구 일축… 서 검사측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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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경남 통영시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앞에 차들이 주차돼 있다. 통영지청은 최근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근무하는 곳이다. |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4일 서울동부지검에 차려진 성추행 사건 진상조사단에 출석해 11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2010년 사건 발생 당시부터 최근까지 겪은 피해 상황을 진술했다.
조사단은 국가인권위원회 등 외부기관 개입이 본격화하기 전에 조사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조사단은 또 검찰에 의한 ‘셀프 조사’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인사가 주축이 된 조사위원회를 따로 설치하기로 했다.
조사단은 서 검사가 취재진 등의 눈에 띄지 않고 동부지검에 출석한 뒤 “오전 10시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서 검사 대리인단은 변호사 3명이 조사에 입회했다.
이날 조사는 △2010년 10월30일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정황 △2014년 당시 서 검사가 재직하던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대한 대검찰청 사무감사의 적절성 여부 △2015년 검찰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가 본인 의사에 반해 통영지청으로 전보된 경위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조사단은 서 검사로부터 참고인 진술조서를 받았다.
서 검사는 11시간 여 만인 오후 9시25분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모든 것을 사실대로 진술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미래의 가해자들이 없어지길 바란다. 또 과거의 피해자들은 안심하고 앞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서 검사 측은 이미 겪고 있는 2차 피해에 조사단이 엄정히 대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검찰의 일부 관계자가 서 검사의 업무능력을 문제 삼는 발언을 하거나 이번 폭로 목적이 서울 등 수도권 검찰청 발령이란 소문을 퍼뜨린 것 등이 주요 대상이다. ‘일간베스트(일베)’ 등 일부 온라인 사이트는 서 검사를 폄훼하는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조사단은 이 모든 행위를 2차 가해로 간주해 수사 착수 여부 검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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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북부지검 임은정 검사(왼쪽)와 서울동부지검 조희진 검사장 |
성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황은영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가 새로 조사단에 합류하는 등 조사단 규모도 확대됐다. 이를 두고 인권위가 사상 처음 검찰조직 전체를 상대로 한 직권조사를 결정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권위는 소속 조사관을 대거 투입해 전국 검찰청의 여성 검사·수사관을 대상으로 성희롱·성범죄 피해를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조사단은 검찰 외부인사를 주축으로 조사위원회도 꾸리기로 했다. 민간인을 비롯해 5∼15명으로 구성될 조사위는 조사단의 상위기구로 조사 방향과 최종 처리 지침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검찰에 의한 ‘셀프 조사’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등 의구심을 불식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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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4일 저녁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내에 설치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에서 피해자 및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실제로 서울북부지검 임은정 검사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의 조사단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조사단은 검찰 안팎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임 검사는 “2016년 검찰 간부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내부통신망에 올렸다가 조 지검장으로부터 ‘당장 내려라’ 등 폭언을 들었다”며 “조 지검장이 진상조사를 이끌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 지검장은 일단 “수사결과로 말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피해자인 서 검사 측 조순열 변호사도 “(사퇴 요구는) 임 검사 개인의 생각”이라며 “조사단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하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