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악용 범죄 곳곳 기승…인니서도 마약직구 용의자 체포

비트코인으로 유럽에서 마약 원재료를 사들여 자국에 밀반입하려던 인도네시아인이 현지 당국에 체포됐다.

9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립마약청(BNN)은 마약밀매 등 혐의로 자카르타 인근 탕에랑 주민 RU(32)를 최근 입건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 남성은 통상적 방식으로는 접속할 수 없는 '딥웹'(다크넷)을 통해 네덜란드에서 신종마약인 엑스터시의 원료를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수사관들에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대금을 지불했고, 밀반입한 원료로 엑스터시를 직접 제조해 유통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마약당국은 피의자의 교육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단독 범죄이기보다는 국제마약조직이 연루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마약사범을 엄격히 처벌하는 인도네시아 법상 RU는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에선 작년 3월에도 비트코인으로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지에서 엑스터시를 사들여 밀반입하려던 현지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국경을 초월한 화폐의 자유로운 유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상화폐는 미래의 대안 화폐로 주목됐지만, 누가 갖고 있고 어디에 썼는지를 추적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테러와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2014년부터 비트코인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에는 8만5천 달러(약 9천200만원)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환전해 IS에 송금하려던 미국인 여성이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작년 11월 베트남에서 대량의 대마를 밀수하다 적발된 국내 마약조직이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지불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가상화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비트코인이 투기에 이용될 조짐까지 보이자 지난달 1일을 기해 자국 내에서의 비트코인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다만 채굴과 거래 자체는 별도로 규제되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