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육아휴직 정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전체에서 남성 육아휴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을 위해서라도 사회적 인식 개선에 전국민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육아휴직자 6만7658명 가운데 남성은 8388명(12.4%)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3.3%, 2014년 4.6%, 2015년 5.6%, 2016년 8.5%에 비하면 비교적 빠른 성장세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스웨덴(45%), 노르웨이(40.8%), 독일(24.9%), 덴마크(24.1%) 등 유럽 선진국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이다.
◆男 육아휴직 비율 10%대에 머물러
우리나라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남녀 근로자가 각각 최대 1년(12개월)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부모 모두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대체율) 수준을 종전 40%에서 80%(상한 150만원, 하한 70만원)로 인상됐다. 나머지 9개월은 40%(상한 100만원, 하한 50만원)를 적용한다.
정부는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지원정책을 확대해 왔다. 같은 자녀에 대해 배우자의 육아휴직 후 두번째로 육아휴직을 할 경우 첫 3개월간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는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 소득이 더 많은 사람이 두번째로 육아휴직을 하면 소득보전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육아휴직에 대한 정책 확대에도 남성 육아휴직이 급증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사회•기업에 자리잡은 보수적 인식에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을 개인 이기주의로 취급하고, 승진 인사에서 원천 배제하는 등의 문화가 여전히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이다.
◆"조직 내 이기주의자 취급" 육아휴직 남성, 승진 인사에서 배제돼
2014년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 활용이 낮은 이유로 가장 많은 36.8%가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에서 뒤쳐질 염려'를 꼽았다. 이어 '휴직기간 중 소득감소'(34.8%), '남성 육아휴직자에 대한 직장 및 사회의 시선'(22.8%)이 뒤를 이었다.
육아휴직 신청에 대한 회사 분위기를 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신청은 가능하지만 부담을 느끼거나 눈치가 보인다'(37.7%), '여성은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은 분위기'(32.0%)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남녀 모두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는 분위기'는 18.6%에 불과했다.
특히 이 조사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육아휴직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사용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더 보수적인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다.
육아휴직 후 복귀한 남성을 대상으로 가장 힘든 점을 조사한 결과 '고과,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 약화'(26.0%)를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또 '자리 유지 및 배치전환 걱정'(18.9%), '직장 분위기 적응'(15.5%) 등도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선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육아휴직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인사매뉴얼 제작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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