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10명 중 1명 이상은 이혼이나 별거 등의 '2차 고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병 과정에서 가족의 격려와 지원 부족에 섭섭함을 느낀다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
최근 대림성모병원은 유방암 환자 358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극복과 가족 구성원의 관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358명은 대림성모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료한 유방암 환자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소속 환자들이다.
◆유방암 환자 이혼율, 일반 여성의 3배 이상
설문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15.3%는 이혼, 별거 등으로 가족관계가 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6 혼인·이혼 통계' 기준 국내 일반 여성의 이혼율이 4.8%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일반 여성의 이혼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40대에서도 여전히 유방암 환자의 이혼율이 높았다. 일반 여성의 이혼율은 40대 초반 9.6%, 40대 후반 8.7%로 집계된다. 같은 연령대 유방암 환자는 이혼율이 12.5%에 달했다.
의료계에서는 40~60대 여성은 유방암 진단 이후에도 가사와 육아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고, 스스로 간병까지 하는 등 주위 조력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가족관계가 흔들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방암 투병 중 시댁에 대한 불만 가장 커
유방암 투병 중 가족의 심리적·물리적 지원을 묻자 33.4%(119명)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가족을 배우자 및 자녀, 시댁, 친정 3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을 때 시댁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불만족은 9.8%, 친정에 대한 불만족은 11.2%를 기록한 반면 시댁에 대한 불만족은 22%에 달했다.
대림성모병원 측은 "많은 유방암 환자가 가족의 격려와 지원에 부족함을 느끼고 투병 중 별거, 이혼 등을 경험하는 비율도 일반 여성에 비해 높았다"며 "더이상 유방암을 건강 문제로 국한하지 말고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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