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위→5위→1위로…'늦깎이 스타' 고다이라 日 女빙속 첫 金

18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열린 강릉 오벌은 태극기 다음으로 일장기가 넘실댔다. 이 종목 세계 최강자 고다이라 나오(32·사진)를 응원하러 온 일본 팬들의 함성은 홈을 방불케 했다. 고다이라는 이날 36초94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관왕을 노리던 고다이라는 지난 14일 1000m에서 은메달에 그쳐 이날 더 심기일전했고 꿈에 그리던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고다이라는 4년 전 이상화(29)가 세운 올림픽 기록도 새롭게 갈아치웠다. 시상대 정중앙에 우뚝 선 고다이라는 양팔을 들고 수차례 펄쩍 뛰었다.

그는 과거 올림픽에서 이상화의 적수가 못 됐다. 이상화가 첫 금을 따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고다이라의 성적은 12위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고다이라는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는 소치대회 이후 늦은 나이에 네덜란드 유학을 떠났고 2년의 혹독한 과정을 통해 기량이 급성장했다. 고다이라는 양 어깨를 들면서 허리와 몸 중심을 낮춰 공기 저항을 덜 받는 ‘성난 고양이’ 자세로 주법을 바꿨다.

고다이라는 이를 바탕으로 2016~2017시즌 월드컵 시리즈 500m에서 여섯 차례나 우승하면서 단숨에 이 종목 최강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강릉 세계선수권과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그는 이상화를 제치고 우승했다. 고다이라의 상승세는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2017~2018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7차례 모두 우승하는 등 여자 500m 월드컵 15연속 금메달, 국내외 대회 포함 24연승을 달렸다.

강릉=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