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 치열한 두뇌싸움’ 컬링… 평창올림픽 최고 히트종목 등극

韓, 평창 첫 승도 믹스더블로 신고 / 숨막히는 긴장감 연출로 인기 폭발 / 점수 ‘짜내는’ 전술에 관중들 매료 / 컬링 규칙 주요 검색어로 오르내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연일 강호들을 격파하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이 최대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치열한 두뇌싸움, 숨막히는 긴장감,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열정이 합쳐지면서 컬링 종목 자체의 인기가 치솟는 모습이다.

컬링의 인기는 장혜지(21), 이기정(23·이상 경북체육회)이 나선 믹스더블 경기에서부터 조짐을 보였다. 이들은 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8일 열린 예선 1차전에서 핀란드의 오오나 카우스테·토미 란타마키 조를 9-4로 꺾으며 한국 대표팀에게 소중한 첫 번째 승리를 선사했다. 이 경기는 이른 아침에 열렸음에도 2600석의 좌석이 거의 만석이 되는 예상외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이후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확인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들이 보여준 열정은 많은 이들이 컬링에 관심을 가지는 기폭제가 됐다.

열띤 응원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19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6차전 스웨덴전에서 관중의 응원 속에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믹스더블이 만들어낸 컬링 열풍은 여자 대표팀의 선전으로 완전히 폭발했다. 특히 흥미를 자아내는 경기 방식이 화제다. 단순히 스톤을 던지고 얼음판을 스위핑하는 경기가 아니라 두뇌 싸움이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상대의 전략·전술과 스톤의 위치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완벽한 팀워크 아래에서 점수를 ‘짜내는’ 컬링의 승부가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TV를 통해 바둑을 볼 때처럼 선수의 머릿속에 들어가 어떤 전략을 짜고 스톤을 어떤 방식으로 투구할지를 예측해보는 재미도 크다. 선수들이 작전을 논의하고 열정적으로 플레이를 지시하는 목소리가 TV를 통해 그대로 노출돼 선수들에 대한 친근감이 한층 커진 것도 컬링 인기에 한몫했다.

이런 신선함 덕분에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포털 사이트 등에는 컬링 규칙 등이 주요 검색어로 오르내렸다. 게시판 등에서 경기 흐름을 토론하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관중들의 호응도 한층 커졌다. 19일 열린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도 평일임에도 수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컬링 낭자’들의 선전을 응원했다. 경북 포항에서 경기장을 찾은 김남규(43)씨는 “솔직히 룰을 잘 모르고 왔는데 중계방송 설명과 함께 경기를 즐기다 보니 컬링의 재미에 푹 빠졌다”면서 “한국이 승리까지 하니 더욱 흥미가 커진다”고 말했다.

강릉=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