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OECD 회원국 중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국가는 일본이지만,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는 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OECD의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6∼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2.7%, 76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60.2%로 비교 대상 38개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이하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중위소득이란 우리나라 인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소득을 말한다.
◆韓 OECD 회원국 중 고령화 속도 가장 빨라
우리나라 66∼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인 10.6%의 4배, 76세 이상은 OECD 회원국 평균 14.4%의 4.2배에 달했다.
국내 전체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14.4%인 것과 비교하면 66∼75세 노인은 3배, 76세 이상은 4.2배로 빈곤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OECD 국가의 노인빈곤율은 전체 인구의 빈곤율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지만 호주, 스위스에서는 노인빈곤율이 훨씬 더 높고, 한국은 가장 높은 국가"라고 지적했다.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국가로는 일본이 꼽혔다.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는 한국이었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도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5∼64세인 생산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가 가장 급격하게 상승한 국가도 일본에 이어 한국이었다.
1998년에서 2015년 사이 노년부양비가 매년 2%포인트 이상 상승한 국가는 일본(3.3%포인트)과 한국(2.8%포인트)뿐이었다.
◆"자녀, 부모 봉양 의무? 취업 못해 부모에게 기대는 청년층 급증"
한국은 오는 2050년까지 노년부양비가 매년 3.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 OECD 회원국 중 가장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년부양비는 그리스·아이슬란드·체코·포르투갈에서 매년 2.0∼2.1%포인트, 아일랜드·슬로베니아·스페인·폴란드·슬로바키아에서 2.4∼2.7%포인트, 칠레·터키·멕시코에서는 2.9∼3.0%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노년부양비가 급상승하고 노인빈곤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기존 유교적 전통사회에서는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게 의무였지만 청년들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부모와 떨어져 살게 됐고, 국가연금제도가 1988년에야 출범해 1950년대에 출생한 경우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OECD는 고령화로 인해 사회/경제적 그룹별 건강 격차가 확대됐고, 다음 세대로 갈수록 소득불평등이 커지는 등 다양한 측면의 불평등이 연계되고 서로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OECD "굳어진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선 고령자의 실직 및 장기실업에 대처하고, 고령자의 취업장벽을 제거하는 한편, 노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연금제도 재분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연금보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닷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