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2-25 22:15:50
기사수정 2018-02-26 00:25:52
訪南 김영철과 비공개 면담… 정상회담 등 남북 현안 조율 / 金 “김정은 위원장 같은 의지”… 文 “남북, 평화올림픽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게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며 북·미 대화 의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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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의 南·北·美 VIP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5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문 대통령 내외,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뒷줄 왼쪽부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 평창=남정탁 기자 |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 모처에서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만나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배석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사실상 전제 조건이 된 북·미 대화 관련,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북한 대표단 역시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접견에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축하를 해줘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을 해서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며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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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안내를 받으며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파주=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대표단은 앞서 이날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상 자유한국당 시위대를 피해 통일대교 동쪽에 있는 전진교를 통해 서울로 들어왔다. 한국당 의원과 당원들은 전날(24일) 오후 7시부터 통일대교 남단 도로에서 김 부위원장 방문을 반대하며 연좌 농성에 돌입해 김 부위원장 일행이 통일대교를 우회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날 오전 11시30분까지 16시간 넘게 농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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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 중국 여성 정치인 류옌둥 국무원 부총리 등 참석귀빈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치고 있다. 뒷줄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연합뉴스 |
북한 대표단은 서울에 도착한 후 다시 KTX편으로 평창에 도착, 문 대통령을 접견한 후 폐회식에 참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2시간에 걸쳐 진행된 폐회식을 문 대통령 내외 뒷줄에서 지켜봤다. 김 부위원장은 2010년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왔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방남 기간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만나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천안함에 대해 어떤 생각이냐’는 우리 측 취재진 질문에 다소 굳은 얼굴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26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규탄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김 부위원장 방남 기간 남남(南南) 갈등이 최고조에 오를 전망이다.
박성준·김민서·송민섭 기자
alex@segye.com, 파주=통일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