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지나 칭칭 나네' 선율 속에 선수단 입장…'화합' 정신 넘쳐 흐른 평창의 밤

폐회식 이모저모 / 록 스타일 ‘쾌지나 칭칭 나네’ 선율 속에 선수단 입장 / 이상화, 홀가분한 표정으로 ‘폴짝폴짝’/ 마스코트 수호랑, 드론으로 밤하늘 장식 / 이어 하트 모양으로 바뀌자 관중들 탄성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전 세계 92개국 올림픽 선수단이 입장하면서 록 스타일로 편곡된 한국의 전통 민요 ‘쾌지나 칭칭 나네’가 울려 퍼졌다. 이에 홀가분한 표정의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폴짝폴짝 뛰었다. 대회 기간 말을 아꼈던 북한의 피겨 스타 렴대옥(19)도 밝게 웃으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국가에 관계없이 섞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선수들은 올림픽 정신인 ‘화합’ 그 자체였다.

이번 대회 개·폐회식 예산은 총 854억원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의 7분의 1 수준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진수’라는 극찬을 받은 개회식만큼 폐회식 역시 한국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한민족 고유의 문화, 역사를 환상적으로 융합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선수단이 모두 착석하자 평창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이 드론으로 형상화돼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어 수호랑은 세계의 성원에 보답하는 ‘하트’ 모양으로 변신하면서 관중을 매료시켰다.

뜨거운 추억 남기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각국의 선수단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폐회식에 입장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지난 9일 개막해 17일간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선수단이 열전을 펼쳤고 역대 최다인 102개 금메달의 주인이 가려졌다.
평창=남정탁 기자
폐회식의 메시지는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이다. 연출자 장유정 부감독은 “평창올림픽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내일을 위한 축제다. 미래의 물결은 기존의 틀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도전정신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폐회식 공연은 안무 위주로 진행되는 ‘조화의 빛’을 시작으로 영상 퍼포먼스인 ‘기억의 여정’, 현대무용 및 미디어 아트인 ‘새로운 시간의 축’, 성화 소화 및 일렉트로닉 음악공연인 ‘승리의 밤’ 등 크게 4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이 외에 한류 대표 가수인 씨엘과 그룹 엑소(EXO)도 축하 공연을 펼치며 흥을 돋웠다.

올림픽기 받은 베이징 시장 천지닝 중국 베이징 시장(왼쪽)이 25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으로부터 넘겨받은 올림픽기를 흔들고 있다. 베이징은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평창=남정탁 기자
무엇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부쩍 높아진 한국의 스포츠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은 폐회식의 백미였다. 남자 스켈레톤에서 한국의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신고한 윤성빈(24·강원도청)은 행사 말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직접 부탁한 각 대륙의 대표선수로 선정돼 단상에 섰다. 렴대옥과 미국의 린지 본, 퉁가의 피타 타우파토푸아,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등이 나란히 서 바흐 위원장과 손가락 하트 모양을 하며 사진을 찍었다. 바흐 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은 새로운 지평을 연 대회다. 특히 한국과 북한은 평화를 위해 함께 행동했다. 스포츠가 분열되기 쉬운 세상을 한 데 모으고 그들을 잇는 다리가 되는 것을 지켜봤다”고 높게 평가한 뒤 올림픽 폐회를 공식 선언했다.

한편,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은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인 베이징을 알리는 공연을 선보였다. 그는 ‘베이징의 8분’이라는 주제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국 문화와 전통, 중국인과 세계인의 교류 등의 내용을 화려하게 담아냈다.

평창=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