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2-26 20:56:22
기사수정 2018-02-26 21:48:31
평창동계올림픽 결산 <2> / 역대 최대 92개국·2920명 출전 / 중소도시 개최 등 우려 많았지만 완벽한 경기장·선수촌 호평 이어져 / 경찰관 등 숨은 공로… 안전에 한몫 / 자원봉사자 역대 최다 1만7500명 / 안내 등 17직종서 활약 대회 빛내 / 위생·연휴 셔틀버스 정체 ‘옥의 티’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한 해외 언론의 평가처럼 역사 속에서 성공적인 올림픽으로 남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출전해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임원 등까지 포함하면 한국을 찾은 선수단은 6500여명에 달하고 각국 스포츠 관계자 등까지 더하면 평창과 강릉을 찾은 관련 인사는 약 5만명에 육박한다. 중소도시인 데다 변변한 경기장조차 없는 스포츠 불모지인 평창과 강릉이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최근 열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이 부실한 준비와 치안 문제 등으로 외국 언론의 맹비난을 받은 것도 우려를 더욱 크게 했다. 더구나 올림픽 준비 도중 최순실 사태에 휘말리는 등 여러 내홍으로 평창올림픽 열기는 쉽게 불 지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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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이 26일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6개 종목에서 역대 최다인 17개(금5, 은8, 동4)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7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해단식 후 올림픽 기간 머문 선수촌 801동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평창의 추억을 간직한 선수들은 종목별로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태릉선수촌 등으로 이동했다. 강릉=남정탁 기자 |
그러나 삐꺽거리며 출발한 자동차가 막상 도로에 오르니 쾌속질주하듯, 우려 속에 시작된 올림픽은 별 문제 없이 순항을 계속했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에 비해 비교적 소박한 시설 속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는 대신 효율적 운영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빈 공간을 메웠다. 콤팩트한 경기장 및 선수촌과 시설 간 짧은 동선을 두고 올림픽 기간 내내 선수와 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5일 폐회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촌과 경기 시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강한 바람 때문에 설상(스키 스노보드) 종목 경기 일정이 몇 차례 바뀌었을 뿐 경기 운영도 무난했다.
올림픽이 열리며 생겨날 수 있는 혼란은 ‘사람’의 힘으로 극복했다. 경찰관, 소방관 등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헌신은 이번 대회가 대규모 안전사고 없이 끝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미국 신문인 USA 투데이는 ‘2014년 소치에서 곳곳에 무장 군인이 서 있던 것과 달리 평창은 보안조치가 거의 없어 보이지만 훨씬 편안한 분위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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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와 화동들이 지난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모두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
여기에 역대 동계올림픽 최대 규모인 1만7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대회 성공에 추진력을 더했다. 이들은 안내부터 통역, 경기 진행 등 모두 7개 분야 17개 직종에서 활약하며 대회 운영의 연료이자 윤활유 역할을 했다. 영국의 BBC는 올림픽 폐막 후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한 운영인력인 ‘패션 크루(Passion Crew)’를 ‘평창올림픽의 예상치 못한 스타’로 꼽기도 했다. BBC는 “2012 런던올림픽, 2014 소치올림픽 등의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훌륭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의 자원봉사는 수준이 달랐다”면서 “그들은 패션 크루라는 공식 명칭에 걸맞게 평창의 강추위 속에서도 항상 미소를 지으며 선수, 감독, 취재진, 관중의 기분을 북돋웠다”고 극찬했다.
다만 대회 개막 전 자원봉사자들의 숙식 등 처우 등에서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과 강릉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발생했고, 설 연휴 기간 중 일부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등 위생과 셔틀버스 배차 등 수송면에서도 다소 허점이 드러났다.
평창=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