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서 여배우들이 김기덕 감독 폭로에 나선 이유 "성관계 응하지 않았다고~"

김기덕

MBC 'PD수첩'은 오늘(6일) 밤 11시 10분에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미투(me too)'의 영화계 사건을 다룬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을 방송한다.

문화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퍼진 여성들의 '미투' 목소리가 점점 더 커져가는 가운데 'PD수첩' 제작진은 사회 전반의 성폭력 피해를 취재하던 중 충격적인 제보를 입수했다.

2017년 영화 '뫼비우스'에 참여했던 여자 배우 A씨가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모욕죄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2013년 영화 촬영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4년 뒤에야 고소를 했다는 사실과 A씨의 뺨을 때린 것이 연기 지도였다는 김기덕 감독의 주장에 대해 말들이 무성했었다.

그 후 6개월 A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폭행했던 이유에 대해 당시 사건에서 미처 밝히지 못 했던 진실이 있었다는 것.

A씨는 김기덕 감독이 요구한 ‘성관계’에 자신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행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본 리딩날 김기덕 감독이 다른 여성과 셋이서 함께 성관계를 맺자는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을 거절한 새벽에 김기덕 감독은 ‘나를 믿지 못하는 배우와는 일을 하지 못하겠다’며 전화로 해고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부당 해고라며 항의한 A씨는 결국 촬영 현장에서 모욕적인 일을 겪으며 영화를 그만두어야 했다.

A씨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은 이전에도 자주 있었던 일이라고.

김기덕 감독에게 또 다른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배우 B씨도 오랫동안 고심하다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김기덕 감독 영화에 캐스팅되는 것이 확실시되던 B씨는 김기덕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황당한 성적 이야기들을 들어야 했다.

영화계에 큰 실망을 느낀 B씨는 그 이후로 영화계를 떠났다.

영화계를 떠난 지 오래지만, 성관계 요구를 받고 공포심에 사로잡혀 화장실에 숨어있었던 순간을 생각하면 B씨는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제작진은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배우 C씨를 어렵게 만났다.

영화 캐스팅이 확정된 이후 촬영 시작 전부터 김기덕 감독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한 C씨는 합숙을 했던 촬영 현장에서 진짜 지옥을 경험했다.

대본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주조연, 단역 배우들 가릴 것 없이 여자 배우들을 방으로 불렀던 김기덕 감독으로 인해 C씨는 촬영 기간 내내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그 가해자는 김기덕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C씨는 김기덕 감독은 다음 작품의 출연을 제안하며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을 종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일 이후 C씨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5, 6년 동안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살아야 했다. 

조재현(왼쪽), 김기덕(오른쪽)

TV에서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고 전한다.

'PD수첩'팀이 소문만 무성했던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에 대해 취재를 하는 와중에도 그 실체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렵게 말문을 뗀 사람들. 이들이 신분 노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용기를 낸 이유는 한결 같았다.

그들은 한 사람의 힘이라도 더 보태지면 조금이라도 더 깨끗해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증언하지 못할 만큼 더 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그것을 회복하고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 바란다는 뜻을 인터뷰로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과 해명을 듣기 위해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기덕 감독은 제작진에게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장문의 문자 메시지로 보내왔다. 

조재현은 기존에 불거진 사건들과는 다른 내용의 해명을 했다고 한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 대한 증언들을 공개하는 'PD수첩'은 오늘(6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뉴스팀 han62@segye.com

사진=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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