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3-06 13:31:08
기사수정 2018-03-06 14:39:30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별사절단과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포착됐다.
청와대는 전날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의 대북 특사단이 평양에 위치한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 위원장을 접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5장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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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운데) 등 특사단이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정 실장이 수첩을 펴 놓은 채 펜을 손에 쥐고 맞은 편 김 위원장을 응시하는 모습이 찍힌 한 장의 사진이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이와 똑같은 사진의 원본을 확대하면 정 실장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내용 일부가 확인되는데,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미연합훈련으로 남북관계가 단절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는 정 실장이 미리 준비한 발언요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그보다는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연기 내지는 중단을 촉구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이어 “또 한번의 결단으로 이 고비를 극복 기대”, “작년 핵 미사일 실험→유일한 대응 조치, 다른 선택 無”, “새로운 명분 필요” 등의 내용이 정 실장 수첩에 적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런 메모 내용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사단은 전날 밤 11시20분쯤 4시간12분 간의 접견 및 만찬 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한 이후 6일 오전 11시 현재 아직 후속 상황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전날 김 위원장과의 접견 결과를 토대로 북측 고위급 실무자들과 후속 협의를 진행한 뒤 이날 오후 귀환할 예정이다.
정 실장은 귀환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 보고를 한 뒤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국민에게도 북측과 나눈 대화의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