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환경보호 의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전체 77.3%는 우리나라 환경 수준 좋지 않은 편이라 답했고, 가장 심각한 분야로 '대기오염'을 꼽았다.
환경오염의 최대 주범으로 중국발 미세먼지와 함께 자동차 매연, 일회용품 사용 등을 많이 지적했다.
그렇지만 환경보호 의식은 여전히 부족했다. 전체 86.9%가 의식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소비자 86.5%는 환경개선부담금 제도 필요성에 공감했다.
10명 중 7명은 환경개선부담금 제도를 더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부활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4%)이 다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환경문제 및 환경개선부담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국내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고 바라봤으며, 환경개선부담금의 필요성에도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국내 환경 수준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매우 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7.3%가 우리나라의 환경 수준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느끼고 있었으며, 환경 수준이 좋은 편이라는 의견은 전체 20.4%에 불과했다. 환경 수준이 좋지 않다는 평가는 여성(남성 73.2%, 여성 81.4%)과 중장년층(20대 69.6%, 30대 77.6%, 40대 78.8%, 50대 83.2%)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환경오염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단연 대기오염(74.6%·1순위 응답)으로, 특히 서울(81.1%)과 인천/경기(79.1%) 거주자가 5대 광역시(65.2%) 및 기타 지방(62.7%) 거주자보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대기오염 다음으로는 수질 오염(15.1%)과 토양 오염(6.2%), 해양 오염(4%)이 심각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환경오염 최대 주범 '중국발 미세먼지'
국내 환경오염 주범으로는 중국 발 미세먼지(81.1%·중복응답)가 첫손에 꼽혔다. 성별(남성 80.2%·여성 82%)과 연령(20대 76.8%, 30대 86%, 40대 78%, 50대 83.6%)에 관계 없이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가 국내 환경에 가장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자동차 매연(62.5%)도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시각이 강했는데, 주로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이 자동차 배기가스(20대 48%, 30대 58.8%, 40대 69.6%, 50대 73.6%)에 민감한 태도를 많이 보였다. 일회용품의 사용(56%)과 공장의 폐수(52.8%) 및 매연(48.6%)도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많이 꼽혔으며, 비닐봉지 사용(38.8%), 화석연료(33.4%), 음식물 쓰레기(29.8%)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원인에 대해 50대가 가장 많이 공감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소비자들은 일상생활에서의 습관적인 행동이 환경오염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가장 대표적인 행동으로 일회용품의 사용을 꼽을 수 있는데, 전체 응답자의 89%가 컵·젓가락·빨대 등의 일회용품 사용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에 대해서도 86.1%가 환경오염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50대가 일회용품 사용(95.2%)과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93.2%)이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장바구니 대신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행동(81.8%)과 음식물을 남기는 행동(73%), 주방세제와 샴푸·린스 사용(72.6%)도 환경오염에 영향을 준다는데 대부분 동의했다.
환경오염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환경보호 의식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10명 중 9명(86.9%)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바라본 것으로, 모든 세대(20대 88.8%, 30대 88.8%, 40대 84.4%, 50대 85.6%)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환경보호의 의식 수준이 높다는 의견은 12.4%에 불과했다. 환경보호와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평가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5.3%가 우리나라는 법규 자체보다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더 문제인 것 같다면서, 환경의식의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로는 일회용품의 사용 감소(56.9%·중복응답)가 첫 손에 꼽혔다. 평소 습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시각이 강한 것으로, 남성(48.4%)보다는 여성(65.4%)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많이 내비쳤다. 또한 쓰레기 배출량 감소(42.7%)와 분리수거(42.5%), 대중교통 이용(40.6%)도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환경보호의 방법으로 많이 거론됐다. 이밖에도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31.7%)와 음식물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고(31%), 비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24.1%)는 의견도 많았다.
◆86.5% "환경개선부담금 제도 필요성엔 공감"
환경오염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다 보니 환경보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인 ‘환경개선부담금’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유통, 소비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시설물(건물)이나 자동차 소유자에게 자신들이 오염시킨 만큼의 복구비용을 부담시키는 ‘환경개선부담금’ 제도와 관련하여, 소비자의 86.5%가 필요한 제도라는데 공감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에 비해 환경개선부담금 제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6.7%에 불과했다. 다만 환경개선부담금 제도에 대한 설명을 하기 이전부터 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소비자(33.3%)는 다소 적은 편으로, 제도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인 관심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명 중 6명(56.8%)는 내용은 잘 모르지만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혀 모르고 있던 소비자(9.9%)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 10명 중 7명(71.2%)은 환경개선부담금 제도를 앞으로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개인마다 입장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적용하는 대상이 많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체로 연령이 높을수록 환경개선부담금 제도의 확대(20대 65.6%, 30대 72.8%, 40대 70%, 50대 76.4%)를 많이 주장했다. 반면 환경개선부담금 제도가 환경보호에 미치는 영향이 낮을 것 같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못하는 소비자(동의 39.6%·비동의 45.6%)가 많아, 이 제도가 우리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었다. 다만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큰 모습이었다. 10명 중 7명(70.4%)이 환경개선부담금 제도가 생활물가를 상승시킬 우려가 있다고 바라본 것으로, 여성(남성 68.2%·여성 72.6%) 및 20대와 50대(20대 64.8%, 30대 72.4%, 40대 67.2%, 50대 77.2%)에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를 좀 더 많이 내비쳤다.
환경개선부담금 제도가 누구에게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놓고는 갑론을박이 뒤따르기도 하는데, 전체 응답자의 70.2%는 환경개선부담금 제도가 소비자보다는 기업 및 유통점에게 부과해야 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과정에서부터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특히 30대 소비자가 이런 의견(20대 65.6%, 30대 76.8%, 40대 70%, 50대 68.4%)을 많이 내비쳤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많아 보였다. 소비자 10명 중 8명(82%)이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기업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환경개선부담금이 생산자와 소비자·유통업체에게 각각 어떤 비중으로 적용시켜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생산자인 ‘제조업체’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 두드러졌다. 생산자의 책임 비중을 절반 이상(54.6%)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유통업체(23.1%)와 소비자(22.3%)의 책임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바라봤다.
현재 환경개선부담금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디젤 차량’이 꼽히는데, 현재 디젤 차량에만 환경개선부담금이 부과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절반 가량(50.5%)은 환경개선부담금이 디젤 차량에게만 부과되는 것이 이해가 된다고 응답한 반면 10명 중 4명(40.7%)은 디젤 차량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이다.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디젤 차량에 규제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과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모든 차량에게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는 것으로, 디젤 차량에게만 환경개선부담금이 적용되는 것이 이해된다는 의견은 연령이 높을수록(20대 41.6%, 30대 50%, 40대 50.8%, 50대 59.6%)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태도는 현재 디젤 차량 보유자(디젤 66.5%, 가솔린 35%, LPG 35.7%)에게서 두드러졌다.
환경개선부담금 제도의 연장 선상에서 과거 실효성 논란으로 폐지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인식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절반 이상(54%)이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다시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바라본 것으로, 여성(58%)과 30대(59.2%) 및 50대(60.8%)의 공감도가 보다 높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시행착오가 있었던 제도를 다시 시행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은 10명 중 3명(29%)으로, 전반적으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커피시장이 대중화되고, 스타벅스·폴바셋 등 커피전문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커피전문점 이용자의 78.9%가 주로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고 밝힐 만큼 일회용 컵 소비가 매우 많은 것이 이런 인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회용품의 사용을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인 일회용 컵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식당에서 음식 남았을 때 환경부담금 부과? 취지는 이해하지만…"
디젤 차량이나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이외에 일상생활에서 환경개선부담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상으로는 장바구니 대신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것(58.7%·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비닐봉지의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자는 것으로, 특히 여성(남성 54.2%, 여성 63.2%) 및 30대 이상(20대 52.4%, 30대 59.6%, 40대 62%, 50대 60.8%) 소비자의 의견이 많았다. 그 다음으로 식당에서 음식물을 남길 때(33.3%),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25.4%), 집에서 생활쓰레기를 버릴 때(25.3%) 환경개선부담금 제도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일부 식당에서 음식이 남았을 때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 소비자 10명 중 7명(69.3%)은 그 취지는 이해하지만 막상 돈을 내고 싶지는 않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남성 67%·여성 71.6%)과 연령(20대 69.6%, 30대 66.4%, 40대 69.6%, 50대 71.6%)에 관계 없는 공통적인 인식이었다. 반면 음식물을 남긴 만큼 당연히 돈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10명 중 2명(22.7%)에 그쳤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남긴 음식 때문에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야박하다(6.4%)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음식값에 이런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실제 소비자의 74.2%가 먹다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것도 내가 지불한 음식값에 포함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3명 중 1명(34.8%)은 음식을 남기면 환경부담금을 내라는 식당에는 잘 가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닷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