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평창 패럴림픽 ‘어쩌나’

14일 낮 최고 16도 안팎 오를 듯 / 알파인 등 일부 종목 영향 불가피

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개막일인 지난 9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회식 문화공연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포근한 봄날씨가 평창 패럴림픽의 변수로 떠올랐다. ‘춘계’ 패럴림픽이란 말이 어울릴 만큼 고온이 예보되면서 조직위와 기상예보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전국 낮 기온이 20도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다. 패럴림픽이 열리는 평창(대관령)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전 6도에서 출발한 수은주가 낮에는 16도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기온과 최고기온 모두 역대 4∼5번째로 높은 값이다.

평창은 해발 700m의 고지대라서 3월 중순에도 기온이 영하 5∼영상 5도로 낮다. 이번 주는 남서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평년 5월 중순에야 나타나던 고온이 찾아왔다. 영동쪽인 강릉은 푄현상까지 더해져 14일 기온이 20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5∼16일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됐다. 기상예보센터 관계자는 “고온·강우에 대비해 눈을 깊이 다져놓기는 했겠지만 일부 종목은 경기 운영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설상 종목의 경우 눈이 녹을 것 같으면 염화나트륨 성분의 경화제를 뿌린다. 눈이 물이 될 때 순간적으로 다시 얼게 하는 것이다.

고온이 이어지면 눈이 밑바닥부터 녹아 설질이 질퍽해진다. 이런 눈에서 스키를 타면 스키 밑에 눈이 달라붙어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7∼18일 치를 예정이던 알파인 남녀 대회전 경기를 14일로 앞당겼다. 알파인은 패럴림픽에서 기상조건에 가장 예민한 종목으로 꼽힌다.

바이애슬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슬비 바이애슬론 종목 담당관은 “비가 와 눈이 일부 녹더라도 기온이 바로 영하로 떨어지면 경기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선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기상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