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해수욕장 외국인 변사체는 납치 피해자”

해경, 특수감금치사 혐의 6명 구속/피의자들 혐의 부인… 보강 수사 지난 1일 전남 고흥 발포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납치·감금 피해자로 드러났다. 피해 남성은 베트남 국적으로 친구로부터 빌린 도박 빚을 갚지 않아 변을 당했다.

12일 전남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를 납치해 감금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특수감금치사)로 구속된 A(32)씨는 지난해 1월 고향 친구인 B(31)씨에게 도박 자금으로 1700만원을 빌려줬다.

스포츠 도박으로 빌린 돈을 모두 쓴 B씨는 친구 A씨가 돈을 돌려줄 것을 독촉하자 지난해 말 고흥의 김 양식장으로 도주했다.

이에 A씨는 양아버지로 모시던 한국인 C(54)씨와 함께 돈을 돌려받기 위해 B씨를 찾아 나섰다. C씨는 범행에 가담할 사람을 찾아 나섰고 돌려받은 돈의 20를 주기로 하고 보성에 사는 D(25)씨와 공익근무요원 등 4명을 더 끌어들였다.

이들 6명은 지난달 24일 고흥에서 B씨를 찾아내 도화면 발포해수욕장 주차장에 끌고 가 승용차에 감금했다. 이들은 B씨를 감금하고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베트남에 사는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했다.

해경은 A씨 등 6명을 특수감금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이들은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B씨는 지난 1일 오후 1시쯤 발포해수욕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B씨가 2시간가량 차에 감금돼 있다가 도망쳤으나 A씨 등에게 붙잡혀 폭행을 당한 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범행 직후 카톡으로 ‘요즘 같은 날씨에 저녁 바다에 20분 이상 목까지 잠겨 있으면 빠져 있으면 죽을 수도 있죠’, ‘아마 안 죽었을 거야’ 등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