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 막아 달라”

자필편지 통해 ‘2차 피해’ 호소 / 안희정 추가 폭로자 주내 고소 / 檢, 재소환 거쳐 영장 청구 방침 검찰이 여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성폭행 피해자인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공개서한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로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안 전 지사의 적절한 소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안 전 지사는 검찰이 부르기도 전인 지난 9일 갑자기 자진 출석해 ‘기습 출석’ 논란이 일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안 전 지사 재소환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9시간30분 만에 끝난 1차 검찰 조사에서 “강제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날 검찰에 출석해 피해자 조사를 받은 김씨는 성폭행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안 전 지사와 김씨의 진술 내용이 엇갈린 데다 안 전 지사의 기습 출석으로 조사를 급하게 한 만큼 추가 소환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안 전 지사와 김씨 외에 주변 참고인들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압수수색 내용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배포한 자필 편지에서 “방송 출연 이후 잠들지 못하고, 여전히 힘든 상태이지만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다”며 “더 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 달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 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다”면서도 “다만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5일 JTBC에 출연해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해외 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안 전 지사로부터 총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6일에는 안 전 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의 폭로 이후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도 “안 전 지사에게 1년 넘게 수차례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추가로 폭로했다. 이 여직원이 이번 주 안에 검찰에 추가 고소장을 낼 예정인 만큼 안 전 지사 재소환 시점은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 폭로자의 법적 대응을 돕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변호사들과 고소장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고소가 접수되면 검찰은 안 전 지사 혐의 내용을 확정짓고 재소환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