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블록체인 굿 테스트베드” 글로벌 업체들 한국 주목

가상화폐 거래량 日·美 이어 3번째 / 이더리움·리플 등 CEO 방한 잇따라 / “기술 기반 우수… 업계 이끌어갈 것”
대표적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까지 한국을 휩쓸었던 가상화폐 열풍 이후 투기시장에 국한됐던 관심이 블록체인 기술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19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이더리움과 리플, 네오 등 주요 가상화폐의 거물들이 최근 한국을 찾아 기자간담회와 세미나 등을 개최했다.

비트코인의 코어 개발자이자 이더리움 공동창업자인 찰스 호스킨슨은 지난 13일 블록체인 지식 공유 콘퍼런스 ‘캠업(CAMUP)’에 참여해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가상화폐에 대해 강연했다.

블록체인 기업 리플의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도 14일 한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업 전략과 금융권 기술혁신 분야에서 거둬 온 성과에 관해 설명했다. 같은 날 네오앤온체인(NEO&Onchain)의 창업자 다홍페이도 한국을 방문해 블록체인에 대해 논의했다.

외국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의 잇따른 방문은 국내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갈링하우스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블록체인 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라며 “지금도 업계의 리더지만 앞으로도 계속 앞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가상화폐 거래량이 많은 국가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도 갖춰져 있어 앞다퉈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전 세계 블록체인 업체들이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먼저 찾는다”며 “가상화폐 열기가 다소 누그러든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외국 블록체인 업체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가상화폐 열풍 이후 높아진 관심이 블록체인 기술 전반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온 한국 시장이 블록체인 분야의 테스트베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마케팅회사 팀위 권영은 대표는 “블록체인이 단순히 코인 쪽으로만 조명됐다가 전 산업에 도입, 응용돼서 실생활에 사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조명이 맞춰지며 전반적으로 투기보다 기술 쪽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예전 기업공개(IPO) 투자시장이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한국은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아서 외국 블록체인 업체들이 블록체인 기술 적용 가능성이 높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