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3-20 19:21:26
기사수정 2018-03-20 19:21:25
국회 ‘전관예우 차단’ 개정안 발의 / 입법부·사법부 갈등 비화 가능성
전관예우 차단을 위해 전직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법원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최근 퇴임한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등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어 입법부와 사법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철상(사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20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퇴임한 대법관이 직업도 없이 지내는 것은 문제”라며 “다른 대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법관 출신 차한성 변호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 변호인단에 합류해 논란이 일자 법조계 일각에서 ‘전직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차 변호사는 결국 변호인을 사임했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퇴임한 법원장·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직 법원장 또는 대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한 경우 퇴직일로부터 5년간 변호사 2명 이상을 둔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 등에 소속될 수 없다. 퇴직일로부터 3년간 대법원이 처리하는 사건 수임도 금지된다.
의원들은 “퇴직 대법원장 등의 전관예우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차단해 사법 및 공직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안 처장은 법원의 사법행정을 ‘사법평의회’라는 기구에 맡기는 방안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법평의회를) 도입한다는 것은 오히려 (삼권분립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개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에서 도입을 검토 중인 사법평의회는 대통령(2명), 국회(8명), 법원(8명)이 각각 추천한 위원들도 구성해 법관 임용·승진·징계와 법원 예산·사법정책 수립 등을 결정하는 기구다.
안 처장은 “사법평의회는 주로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는데 거기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안 된 상태에서 사법부 독립을 위해 사법평의회가 마련됐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삼권분립이 완전히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유럽 국가와 달리 법원이 행정부로부터 완전 독립돼 사법평의회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대법원장이 법관 인사 등 사법행정권을 독점한 이른바 ‘제왕적 대법원장’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사법평의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