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사라진 자리를 '빠른 속도'로 메운 기차의 경쟁력은?
대부분 기차의 출발·도착시간이 정확하고, 안전하다는데 공감했다.
수도권 거주자 73.3%는 내가 사는 지역에 기차노선이 생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보다 경기·인천권 시민의 바람이 컸다.
다른 교통수단 대신 기차를 이용하는 이유는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고, 연착 및 지연 적어서였다.
전체 88.3%는 기차여행 상품패키지가 국내여행 장려에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코레일 기차여행 상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적었지만, 향후 이용의향은 매우 높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차 이용 및 기차여행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기차가 매우 경쟁력이 있는 교통수단이라고 바라봤으며, 기차여행에 대한 로망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기차 이용과 관련한 인식을 살펴보면 전체 10명 중 9명이 기차의 출발 및 도착 시간이 정확한 편(91.7%)이라고 느끼고 있었으며, 가까운 미래에 기차는 더욱 더 빨라질 것(88.6%)이라면서 속도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기차가 신속하고 정확한 교통수단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차는 사고가 날 위험이 별로 없고(76.8%), 기차 이용은 친환경적(71%)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안전성과 환경적인 요소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대체로 연령이 높을수록 기차가 안전하고(20대 66%, 30대 77.6%, 40대 78.8%, 50대 84.8%), 친환경적(20대 66.4%, 30대 64.8%, 40대 73.2%, 50대 79.6%)이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각 열차 별로 운행소요시간 대비 요금이 합리적인 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2명 중 1명(49%)만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요소에 비해 가격에 대한 불만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KTX의 요금이 비싸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기차의 좌석시스템에 대한 의견은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입석 제도’와 관련해서 위험하다(49.4%)는 생각과 필요하다(44.7%)는 인식이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일반석과 특실의 구분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의견(43.7%)과 동의하지 않는 의견(47.4%)이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기차는 이용의 편리성 측면에서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10명 중 9명(92.3%)이 동의할 만큼 기차가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였다. 다만 내 주변에서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는 응답은 2명 중 1명(48.5%)으로, 기차의 이용이 매우 일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서울(53.1%)에 비해 인천(38.9%)과 경기(44.7%) 지역 거주자들은 주변에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고 있어, 철도의 접근성 측면에서 지역별 차이가 크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이용하게끔 만들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전체 응답자의 66.1%가 향후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자신이 사는 지역에 기차노선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응답자가 7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주변에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느끼던 인천 및 경기 거주자가 자신의 지역에 기차노선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서울 65.7%, 인천 83.3%, 경기 81%)을 많이 내비친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기차로 어느 지역이든 갈 수 있다는 인식(46.5%)이 적은 반면 유럽처럼 기차노선이 보다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는 대부분(85.8%)이 공감하고 있어, 기차 노선의 확충을 바라는 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유럽처럼 노선이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 역시 인천 및 경기 거주자(서울 83.3%, 인천 93.3%, 경기 87.3%)에게서 더욱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수도권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할 때는 전철과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였으나, 비교적 먼 지역으로의 이동을 위해서는 고속버스만큼이나 기차를 많이 고려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최근 1년동안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위해 이용해 본 경험이 가장 많은 교통수단으로 전철·지하철(96.4%·중복응답)을 꼽는 가운데, 시외·광역·고속버스(69.2%)와 함께 기차(56.8%)를 통한 이동경험도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무래도 생활반경이 수도권내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을 잘 연결하고 있는 전철 및 지하철의 이용이 많은 것으로 보여지며, 비교적 먼 지역으로의 이동을 위해서는 버스와 기차가 우선적인 고려대상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 다음으로 저가항공사 비행기(48.6%) 및 대형항공사 비행기(41.2%)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본 경험도 적지 않았다.
◆기차 이용 주된 목적 '여행'…여성, 20대 이용경험 多
기차를 이용한 가장 주된 목적은 여행(64.8%·중복응답)으로, 특히 여성(남성 59.9%, 여성 70.5%) 및 20대(20대 70.9%, 30대 62.3%, 40대 61.9%, 50대 64.1%)의 기차여행 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또한 지인을 방문하거나(37.7%), 출장 및 업무를 위한(37.1%) 목적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경조사 참석(26.8%) 및 본가 방문(19.2%)을 위한 기차 이용이 뒤를 이었다.
반면 출퇴근 목적으로 기차를 타는 경우(3%)는 드물었다. 지난 1년동안 기차를 이용해본 횟수는 보통 2~3회(39.3%) 또는 4~5회(26.1%) 정도였다. 다만 10명 중 1명 정도(13.6%)는 10회 이상 자주 이용한 모습으로, 인천(2.8%)보다는 서울(14.2%) 및 경기(14.4%) 거주자들에게 주로 해당되었다. 기차를 예매할 때 주로 많이 이용하는 방식은 모바일 예매(74.8%·중복응답)로, 인터넷 예매(57.7%)와 현장 예매(24.8%)보다 훨씬 이용비중이 높았다.
수도권 기차 이용자들이 기차를 타고 가장 많이 방문한 지역은 서울(72.2%·중복응답)이었으며, 부산(54%)과 경기(36.1%), 대전(28.2%), 대구(27.8%), 강원(23.1%), 전남(21.1%), 전북(18.3%) 지역으로의 이동경험이 뒤를 이었다. 각각의 도시로 이동할 때 주로 많이 이용하는 기차의 종류는 단연 KTX(서울 80.7%, 부산 88.3%, 경기 51.7%, 대전 82.5%, 대구 81%, 전남 70%, 전북 62.5%·중복응답)였다. 다만 강원 지역은 ITX-청춘(42.7%)의 이용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경기 지역은 KTX만큼이나 무궁화호·누리호(38%)를 많이 이용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기차는 여행을 위해서도 많이 찾는 교통수단으로, 여전히 기차여행에 대한 로망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차여행과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 평가, 대부분 기차여행은 설레며(86%), 기차여행만의 낭만과 운치가 있다(93.6%)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여성 및 50대가 기차여행이 설레고(여성 92.2%, 50대 89.2%), 낭만과 운치가 있다(여성 96.8%, 50대 96.4%)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기차여행 로망 여전…88.3% "기차여행 패키지 국내여행 장려에 도움"
또한 기차여행은 친구나 가족과 함께 단체로 즐기기에도 좋고(87.1%), 혼자 즐기기에도 좋다(73.6%)는 평가가 매우 많아, 누구와 함께 즐기든 간에 기차여행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10명 중 8명(80.3%)은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기차여행을 추천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내보이기도 했다.
기차여행 상품패키지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88.3%가 기차여행 상품패키지가 국내여행을 장려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바라본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20대 82.4%, 30대 86%, 40대 91.2%, 50대 93.6%) 이런 의견을 많이 내비쳤다. 이와 함께 10명 중 9명(88.7%)은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여행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 최근 ‘혼여족(혼자 여행하는 사람)’의 증가 분위기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현재 기차여행 상품패키지가 꽤 알차게 구성되어 있을 것 같다는 데는 절반 정도(53.4%)가 동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차여행 상품에 대해 잘 모르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실제 현재 코레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기차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이런 여행 상품들을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단순히 코레일 기차여행 상품이 있다는 것을 들어봤다는 응답자는 10명 중 8명에 달했지만, 실제 상품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 23.9%에 그친 것이다.
그러나 향후 이러한 코레일 여행상품을 이용해보겠다는 의향은 매우 높아, 대중들에게 제대로 홍보가 된다면 여행상품 이용자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전체 10명 중 8명(81.2%)이 코레일 여행상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이용 의향이 가장 높은 상품은 특정지역의 여행상품 패키지(66.4%·중복응답)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신설된 KTX경강선(서울↔강릉·평창) 노선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86.1%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조금 또는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림픽 운영에 별로 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6.3%)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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