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군산공장 희망퇴직자 또 극단적 선택

32년 근무한 40대 자택서 숨져… 회사 승인통보에 충격 받은 듯 / 지인들 “취업난·불안감 등 호소”/ 노조측 “모두 고용불안 시달려”
희망퇴직이 결정된 한국GM 생산직 근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공장 폐쇄 결정과 함께 경영난 타개를 명분으로 사측이 요구한 희망퇴직에 응했으나, 현실로 다가오자 충격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한국GM 군산공장 근로자 고모(47)씨가 전날 군산시 미룡동 한 아파트 주방에서 가스배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여동생이 발견해 신고했다. 여동생은 “사나흘 전부터 오빠와 연락이 되지 않아 집으로 찾아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고씨는 1996년 한국GM 군산공장에 입사해 올해로 22년째 근무했으며, 실직 전까지 조립의장부 엔진라인을 맡았다. 그는 최근 사측의 공장폐쇄 결정으로 지난 2일 동료들과 함께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이후 닷새쯤 지나 회사의 승인통보를 받고 오는 5월 퇴직을 앞둔 상태였다.

그는 2년 전 지병을 앓아온 부인과 사별하고 딸은 외국 유학 중이어서 홀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동료 등 지인들은 “외롭게 생활하던 고씨가 갑작스러운 공장폐쇄에 따른 실직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어왔고 희망퇴직 이후 겪을 취업난과 불안감 등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고씨의 휴대전화에는 한국GM 측이 보낸 희망퇴직 결정 통보 문자가 보관돼 있었다. 한국GM은 문자를 통해 “지원하신 한국지엠 2018년 희망퇴직이 승인되었음을 알려드린다. 이미 공지되었던 세부 사항 및 기밀 준수사항 등을 숙지, 참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4시40분쯤 인천시 연수구에서도 한국GM 부평공장 노동자 이모(55)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당시 이씨는 지병 치료차 휴가 중이었는데, 희망퇴직 수리 문자를 받은 지 1시간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 군산지회 측은 “이번 구조조정의 여파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 같다”며 “공장폐쇄 결정 이후 모든 노동자가 고용 불안과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