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3-25 21:28:25
기사수정 2018-03-25 23:26:24
女 프로배구 챔프전 2차전 3대 1 승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센터 배유나를 영입하고 팀의 핵심인 김해란, 황민경 등을 내보내는 등의 대대적 팀 개편을 단행했다. 이전 두 시즌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대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팀은 이 시즌에 꼴찌에 그쳤다. 외국인선수의 부진과 주축선수들의 부상 등 악재도 많았지만 결정적일 때 승부를 책임져줄 에이스의 부재가 아쉬웠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가 연봉 2억5000만원 거액을 들여 박정아(25)를 영입한 것은 이 때문이다. IBK기업은행 창단 멤버로 세 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한 박정아는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해보고 싶었다”면서 우승팀에서 꼴찌팀으로 둥지를 옮기는 각오를 밝혔다.
이런 박정아의 도전이 결실을 맺고 있다. 꼴찌팀 도로공사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끈 데 이어 챔프전 맹활약으로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로공사는 25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IBK기업은행에 3-1(20-25 25-16 25-23 25-18)로 승리했다. 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30·등록명 이바나)가 위력을 발휘한 가운데 박정아가 친정팀을 상대로 결정적 순간마다 ‘한방’을 보여줬다.
|
도로공사 이바나가 25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
|
도로공사의 박정아(왼쪽)가 25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IBK기업은행과의 2차전에서 상대 블로킹 위로 강타를 때리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
1세트는 IBK기업은행의 흐름이었다. 이틀 전 5세트 대역전으로 경기를 내준 분풀이라도 하듯 외국인선수 메디슨 리쉘(25·등록명 메디)이 연달아 강스파이크를 터뜨려 25-20으로 도로공사는 결국 첫 세트를 IBK기업에 내줬다. 그러나 2세트부터 이바나, 박정아 쌍포가 힘을 발휘했다. 두 선수가 각각 8득점씩 합작해 16점을 내며 25-16으로 2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쌍포는 승부처인 3세트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이바나가 10득점 활약을 이어가는 가운데 박정아는 승부처마다 중요한 공격을 성공시키며 5득점을 해내 도로공사가 25-23으로 세트를 따냈다. 기세를 탄 도로공사는 4세트 막판 상대 수비를 완전히 붕괴시키며 25-18로 세트를 따내며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도로공사의 승리로 마감됐다.
이날 박정아는 24득점, 공격성공률 51.11%의 고감도 공격으로 자신의 도전이 올바른 행보였음을 보여줬다. 주포 이바나가 26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배유나(29), 정대영(37)으로 이뤄진 센터콤비는 IBK기업은행 주포 메디를 꽁꽁 묶으며 19득점을 합작했다. 메디는 25득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 34.78%로 부진했다.
이날 승리한 도로공사는 남은 세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5전 3승제 챔피언 결정전의 승자가 된다. IBK기업은행에서 세 번의 우승컵을 든 박정아는 새로운 팀에서 네 번째 챔피언에 등극하게 된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