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면산 산사태 추모공원 ‘시민의 숲’에 조성

7주기 맞춰 7월까지 건립 완료 / 민간인 희생자 15명 추모비 설치 / 재해 경각심·안전 강조 메시지 / 우면산 설치는 주민 반발로 좌절
오는 7월 서울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에 조성될 ‘우면산 희생자 추모공원’ 모습.
서울시 제공
우면산 산사태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원이 사고 발생 7년 만에 서울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에 들어선다. 서울시는 7주기 추모행사에 맞춰 오는 7월까지 추모공원 조성을 완료한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양재 시민의숲에 ‘우면산 산사태 추모공원’을 조성하는 공원 조성계획 결정(변경)안이 지난 20일 도시공원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양재 시민의 숲 남쪽에 ‘일상의 추념’ 추모비와 추모공원이 110㎡(약 33평) 규모로 설치된다. 시는 희생자를 기억하고 자연재해 위험에 대한 경각심과 시민안전의 중요성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추모공원에는 민간인 희생자 15명을 기리는 추모비가 설치된다. 높낮이가 다른 15개의 기둥으로 구성되는 추모비는 1세부터 76세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희생자를 의미한다. 추모비의 경사는 우면산 모습을 추상적 형상으로 재현해 우면산 사고를 상기시킨다. 희생자 유가족들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는 추모비의 하얀 선돌로 구현한다. 추모비를 디자인한 세종대 심재현 교수(건축과)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잠시 머물면서 희생자를 기리고 우면산 사고가 남긴 교훈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설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추모공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4년 7월 우면산 산사태 추모 3주기 행사를 앞두고 추모비 건립을 지시하면서 추진됐다. 우면산 산사태는 2011년 7월 27일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와 방재 대책 부실에 따른 사고로 16명(민간인 15명·군인 1명)이 사망하고 51명이 다쳤다. 2000년대 이후 서울시내에서 일어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산사태를 예방하는 산지방재과를 만들었다.

양재 시민의 숲에 추모공원이 들어서기까지 시는 주민 반발과 유가족 설득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시는 우면산과 인재개발원, 말죽거리 근린공원 등 14곳의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주민 반발이 작고 기념비 설치 장소로서 대표성을 갖춘 양재 시민의 숲을 선정했다. 추모공원은 1987년 KAL기 폭파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비가 설치된 양재 시민의 숲 남쪽에 들어선다.

유가족들은 당초 우면산에 추모공원을 조성하길 원했지만 해당 계획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우면산 인근 A 아파트 주민들은 “굳이 아픈 기억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느냐. 추모공원이 산사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집값 하락을 우려해 추모공원 설치 반대에 앞장서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7주기 추모행사 전까지 추모공원 공사를 마무리해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겠다”며 “시민의 숲을 오가는 시민들이 추모공원의 취지를 이해해 공원 조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